'부산저축銀 비리' 서울신용평가 압수수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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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정지 직전 헐값 매도 시도대검찰청 중앙수사부(검사장 김홍일)는 28일 부산저축은행그룹이 사실상 소유하고 있던 신용정보업체 서울신용평가정보 본사를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이날 수사관 10여명을 서울 상수동의 본사로 보내 부산저축은행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검찰은 부산저축은행이 영업정지 하루 전인 지난 2월16일 특수목적법인(SPC)을 통해 간접보유하고 있던 서울신용평가정보 지분 43.6%를 칸서스파트너스에 매각하려 했던 이유를 확인할 예정이다. 당시 '알짜회사'였던 서울신용평가정보를 헐값에 매도하고 공시를 서두른 이유는 영업정지 전 자산을 빼돌리려는 시도였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칸서스파트너스의 최고 경영진은 박연호 그룹 회장(61 · 구속기소),김양 그룹 부회장(59 · 구속기소)과 광주일고 동문으로,칸서스파트너스가 박 회장 등 그룹 대주주 경영진의 부탁을 받고 자산 은닉 시도에 가담했는지를 살펴볼 계획이다. 의혹이 불거지면서 칸서스파트너스와 그룹의 계약은 파기됐다. 서울신용평가정보 지분은 현재 다른 업체에 양도될 예정이다. 서울신용평가정보는 그룹 대주주 경영진과 같은 고교 동문인 장인환 대표가 이끄는 KTB자산운용의 사모펀드에 출자 및 지분 참여를 하기도 했으며,백용호 청와대 정책실장이 고문으로 재직했던 사실이 밝혀져 논란이 일기도 했다.
검찰은 또 캐나다로 도피한 로비스트 박태규 씨(72)를 국내로 송환하기 위해 캐나다에 범죄인 인도청구를 한 데 이어 여권 취소 등 행정절차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씨의 여권이 취소되고 거주지가 확인되면 캐나다 이민국에 협조를 요청해 강제 퇴거 및 송환 절차를 밟을 수 있기 때문이다.
김준규 검찰총장은 국제검사협회(IAP) 연례총회 기간 중인 지난 27일 양자회담 자리에서 브라이언 손더스 캐나다 연방 검찰총장에게 박씨 송환에 협조해 달라고 요청했다. 대검 관계자는 "박씨를 국내로 송환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모두 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씨는 정치권 실세와의 인맥을 과시하며 그룹에서 거액의 로비자금을 받았으며,지난해 부산저축은행의 1000억원대 유상증자 등 그룹 구명로비에 적극 가담한 것으로 알려져 그의 송환이 향후 정 · 관계 로비 수사의 중대 고비가 될 전망이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