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관리 온세통신 인수 후 더 거덜냈다 구속

[한경속보]거액의 차입금으로 온세통신을 인수한 뒤 회사 자산을 대량으로 팔아넘긴 기업사냥꾼이 검찰에 구속됐다.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부장검사 이천세)는 법정관리 중이던 온세통신을 인수한 뒤 회사 자산 대부분을 차입금에 대한 담보로 제공해 1400여억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 상 배임)로 서모씨를 구속했다고 28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유무선 통신단말기업체 A사를 운영하던 서씨는 지난 2006년 법정관리 중이던 온세통신을 약 1500억원의 차입금으로 인수하고서 곧바로 온세통신 자산을 대량 처분해 채무를 변제,해당 금액만큼 회사에 손해를 끼쳤다.당시 A사는 자산규모 500억원에 불과한 기업으로,자산규모 3000억원의 온세통신을 인수하기 위해 금융권 등을 상대로 자금 유치 작업을 벌였다.이 과정에서 서씨는 ‘온세통신 인수 후 자산을 처분해 빚을 갚겠다’는 이면계약서를 써주고 자금을 빌렸으며,이런 이면계약 사실을 숨긴 채 법원에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것으로 조사됐다.서씨는 또 자신이 지분을 갖고 있던 B업체의 유상증자에 온세통신이 40억원을 투자하는 것처럼 꾸며 절반을 펀딩과정에서 진 채무 변제에 쓴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서씨가 온세통신 인수 후 1개월여 만에 온세통신 지분 100%를 보유한 A사를 C사에 매각하는 과정이 석연치 않다고 보고 수사를 진행중이다.코스닥 상장사였던 A사는 당시 온세통신 인수 소식으로 주가가 급등했다.서씨는 자사 주식을 시세보다 2배 가량 고평가해 C사가 매입하는 조건으로 지분을 넘겼으며 이 과정에서 150억원의 차익을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검찰은 서씨가 A사를 매각하는 과정에서 C사와 불법적인 뒷거래를 했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