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목표 채우면 모니터에 꽃이…경영도 '비주얼 시대'

'비주얼(visual) 경영'이란 기업 경영의 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일을 눈에 보이도록 시각화해 임직원의 대응이나 바람직한 행동을 이끌어내는 것을 말한다. 기업은 비주얼 경영을 통해 업무 효율성을 높이고,드러나지 않은 위험 요소를 파악할 수 있으며 임직원 간의 활발한 소통을 유도할 수 있다.

비주얼 경영은 보여주기 어려운 것을 시각화하는 작업에서 시작돼야 한다. 보여주기 어렵거나 보여줄 수 없다고 생각하는 부분일수록 기업의 고질적인 문제를 담고 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정보기술(IT)을 적절히 활용하면 비주얼 경영의 효과를 높일 수 있다. 제너럴일렉트릭(GE)은 각 부문의 사업 진행 상황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디지털 콕피트(digital cockpit)' 시스템을 비주얼 경영에 활용한다. GE 경영진은 이 시스템을 통해 각 사업이 계획대로 되고 있는지를 파악하고,문제점이 발견되면 즉석에서 담당자에게 휴대폰 메시지나 이메일을 보내 필요한 조치를 지시한다.

시각적으로 전달되는 메시지는 단순한 것이 좋다. 적색 황색 녹색 등 세 가지 색깔뿐인 신호등이 대도시의 교통 흐름을 제어할 수 있는 것은 각각의 신호에 담긴 메시지가 쉽고 단순하기 때문이다. 너무 복잡하고 많은 정보를 전달하려다 보면 오히려 역효과가 생길 수 있다.

시각 정보는 적절한 시기에 전달해야 효과가 높아진다. 아무리 좋은 정보라도 적절한 시점에 제공하지 않으면 가치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영업 실적,공정 진행률 등의 정보는 가능한 한 실시간으로 시각화해 공유하는 것이 업무 효율성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경영상 문제점도 발견 즉시 드러날 수 있도록 해야 대책을 빨리 마련할 수 있다. 시각화된 경영 정보는 눈에 쉽게 띄는 곳에 있어야 한다. 혼다파이낸스는 개인 영업목표를 달성하면 컴퓨터 모니터에서 꽃이 피어나는 시스템을 도입해 직원들의 의욕을 높였다. 문제점을 적나라하게 보여줘 경각심을 일으키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일본 철도회사인 JR동일본은 '사고 역사 전시관'을 개설,과거에 발생한 열차사고 사진을 직원들에게 보여주면서 안전의 중요성을 일깨운다.

고객의 의견까지 시각화해 나타낼 때 비주얼 경영의 효과는 극대화된다. 일본 스미토모신탁은행은 인터넷 홈페이지에 글을 올린 고객이 자주 사용한 단어일수록 컴퓨터 모니터에 크게 나타나는 '워드 클라우드(word cloud)' 기법을 사용한다. 고객이 어떤 것에 관심 또는 불만을 갖고 있는지를 한눈에 볼 수 있게 한 것이다.

비주얼 경영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각 부문과 현장에 맞는 시각화 방법이 무엇인지를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 문제와 현상을 가장 먼저 접한 사람이 정확한 정보를 갖고 있으므로 현장의 시각을 담을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 경영자는 비주얼 경영이 단순히 문제점을 찾아내 책임소재를 가리는 수단으로 활용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전 임직원의 이해와 참여가 뒷받침되지 않은 비주얼 경영은 오히려 업무 효율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점에도 주의해야 한다.

황래국 삼성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 /rk.hwang@sams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