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비주의' 우즈, 프로 데뷔 후 최장시간 기자회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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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 회복 때까지 대회 안 나간다"타이거 우즈(미국 · 사진)가 29일(한국시간) 이례적으로 장시간 기자회견에 응했다. 우즈는 미국 PGA투어 AT&T내셔널 대회장인 펜실베이니아주 뉴타운스퀘어의 애러니민크골프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2분간 27개의 질문에 답했다. 프로 데뷔 후 최장시간 회견이다. 우즈는 공식 기자회견이라도 10개 이상의 질문을 받은 적이 없다.
AT&T 대회장서 22분간 회견
"21세 매킬로이 나보다 낫지만, 난 아직 35세…시간 충분하다"
우즈가 이처럼 기자들과 허심탄회(?)하게 인터뷰한 것은 이번 대회가 자신의 이름을 딴 재단에서 주최하는 데다 선수로서 출전하지 못해 후원사에 미안했기 때문이다. 기자들은 작심한 듯 그동안 '신비주의'로 일관해온 우즈에게 신랄한 질문을 던졌다. 우즈는 여러 차례 당황스런 표정으로 최근의 상황들을 설명했다. ◆컴백 일정은 아직 없다
우즈는 "무릎과 아킬레스건이 나아지고 있으나 아직 볼을 치지 못하고 퍼트만 하고 있다. 플레이어스챔피언십 때 몸이 정상이 아닌 상태에서 출전했다가 악화됐다. 그때 100% 회복되기 전까지 대회에 나가서는 안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는 말로 인터뷰를 시작했다.
즉각적으로 '브리티시오픈에 나오지 않느냐'는 질문이 나왔고 우즈는 "그동안 항상 일정표대로 움직여왔고 거기에 맞춰 살아왔다. 그러나 이번에는 그런 게 없다"고 답했다. 우즈는 "There is no timetable(복귀 일정이 없다)"이란 말을 수차례 반복했다.'무릎과 아킬레스건 둘 중 어느 것이 더 아프냐''의료진은 언제쯤 괜찮아질 것으로 보느냐'는 물음에 "부상은 무릎에서 시작됐고 아킬레스건까지 이어졌다. 1994년 첫 수술 이후 네 차례 수술을 반복했다. 의료진이 매일 몸 상태를 보면서 단계적으로 치료하고 있다"고 말했다.
◆나는 아직 늙지 않았다
우즈는 기자들의 부정적인 견해에 예민한 반응을 보였다. '잭 니클라우스의 메이저 18승 기록 경신은 어렵게 된 것 아닌가'라고 묻자 우즈는 "니클라우스는 46세에 마스터스에서 우승했다. 시간은 충분하고 내게는 자신감이 있다"고 했다.로리 매킬로이의 재능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그는 "그린이 소프트해지면 누구나 공격적으로 공략해 많은 버디를 잡아내지만 실수도 많아진다. 매킬로이는 보기를 거의 하지 않았다. US오픈 내내 공격적인 플레이를 펼치는 것이 매우 인상적이었다"고 극찬했다.
'친구인 마크 오메라는 매킬로이가 당신보다 낫다고 했는데'라는 말에는 "맞다. 21세 때 나는 내 스윙을 싫어했다. 그래서 스윙을 바꿨다. 당시 나이로 비교하면 매킬로이의 스윙이 훨씬 더 낫다"고 인정했다. 한 기자가 '스포츠 세계는 더 나은 선수가 등장하면 이전 선수는 금방 잊혀진다. 매킬로이가 그런 선수 같은데 어떠냐'고 묻자 "나는 35세다. 65세가 아니다. 아직 시간이 있다. 골프는 다른 운동과 다르다. 톰 왓슨은 59세에 브리티시오픈에서 우승할 뻔했다. 골프는 오래도록 할 수 있다. 몸이 회복되면 앞으로 몇 년간 문제없다"고 답했다.
◆새로운 스윙은 정착됐나새로 영입한 코치 숀 폴리와 스윙 교정에 대해 "거의 완성 단계에 도달했으나 부상 때문에 반복 훈련을 하지 못했다. 현재는 멘탈 훈련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즈는 매일 체육관에서 체력훈련 중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하루에 두 차례,때때로 세 차례 훈련을 한다. 다리만 하는 게 아니라 몸 전체 훈련을 하고 있다. 고통스럽지만 이겨내고 있다"고 했다. 그는 "과거에도 부상을 안고 대회에 출전해 우승했다. 플레이어스챔피언십에서도 그런 마음을 먹고 임한 게 화근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다르다. 몸이 완벽해질 때까지 대회에 나가지 않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