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낮춘 와인ㆍ부드러운 사케, 2030 고객몰이

주점시장 新경쟁구도

3만~5만원대 와인레스토랑 인기
종류 다양한 사케, 女心 잡아…맥주점은 다양한 메뉴로 승부

프랜차이즈 시장에서 와인과 사케 주점이 급성장,맥주 전문점 아성에 도전하고 있다. 와인 · 사케 주점은 새로운 소비 트렌드에 쉽게 적응하는 2030세대들의 호응에 힘입어 저변을 넓히고 있다. 한때 유행을 탔던 퓨전 주점들은 소비자와 예비창업자들에게 외면받고 있다. 강병오 FC창업코리아 대표는 "요즘 젊은이들은 주점에서 술 자체보다는 대화와 문화를 즐기려는 성향이 강하다"면서 "술 종류나 매장 분위기에서 개성이 넘치는 와인이나 사케 주점에 손님이 몰리고 맛과 매장 차별화가 안 된 맥주점들은 점차 도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와인 전문점,대중성으로 승부와인 주점 프랜차이즈 브랜드 '투엔디'는 '와인 대중화'를 모토로 내걸었다. 2006년 고려대 정문 앞에서 첫 점포를 열고 2007년 가맹 사업에 뛰어들었다. 현재 가맹점 수는 31개.

고가의 와인 레스토랑과 달리 가격 거품을 제거해 3만~5만원짜리 와인을 주로 판다. 60여종의 안주류 가격도 대부분 1만4000~1만5000원이다. 정영훈 실장은 "거품이 잔뜩 낀 와인 레스토랑들이 줄줄이 문을 닫은 반면 합리적 가격대의 와인 주점들은 보폭을 넓혀가는 추세"라고 말했다.

'보나베띠'는 전 세계 와인을 다양하게 맛볼 수 있는 와인 전문점과 레스토랑을 합친 프랜차이즈 외식 주점이다. 한잔에 5000원 하는 하우스 와인과 1만~2만원대 안주류를 곁들이면 3만~4만원으로 오붓한 술자리를 즐길 수 있다. 2007년부터 지금까지 30여개 가맹점이 문을 열었다. 조동천 보나베띠 사장은 직접 개발한 '와인 자동인식기'를 통해 예비 가맹점주들을 설득했다. 와인 병을 갖다대면 바코드 정보를 읽어 와인에 대한 설명과 어울리는 음식까지 알려주는 '인조 소믈리에'다.
◆사케 주점,여성 소비자에게 어필

일본 술 사케는 부드러운 맛과 은은한 향으로 젊은 여성들을 사로잡고 있다. 재료와 제조방법에 따라 종류가 다양하다는 것도 사케의 매력 중 하나다.

'오뎅사께'는 수제 어묵을 사케와 조합했다. 사케와 궁합이 잘 맞는 데다 도미살 등 생선을 주원료로 해 칼로리가 낮고 다이어트에 좋다는 설명이다. 이신천 오뎅사께 사장은 "49㎡ 규모의 작은 점포에 종업원을 두지 않고 부부가 운영하기에 적합한 아이템이어서 연간 50개씩 가맹점이 꾸준히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식 선술집인 '이자카야'도 상승 곡선을 타고 있다. 매장 분위기는 서민적이다. '천상'은 40여가지 사케와 함께 직화구이 방식으로 요리한 야키도리 등을 내놓는다.

◆맥주 전문점,차별화 통한 손님 지키기

맥주 전문점은 전문성과 차별화를 내세워 시장 방어에 나서고 있다. '플젠'은 크림생맥주가 차별화 무기다. 특허출원한 냉각기를 통과해 자연 냉각된 생맥주 위에 맥주거품을 고운 입자의 크림 상태로 만들어 붓는다. 김양호 플젠 사장은 "크림 덕분에 맥주가 목에 넘어갈 때 부드러운 느낌이 들고 탄산가스가 날아가는 것을 방지해 신선한 맛을 유지한다"고 설명했다. '가르텐비어'도 맥주 맛 차별화에 승부를 걸고 있다. 한윤교 가르텐비어 사장은 "자체 개발한 냉각 테이블과 아이스잔이 맥주 맛이 가장 좋다는 섭씨 4~6도를 유지하는 비법"이라고 말했다.

강창동 유통전문기자 cd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