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인수자금 70% 자체 충당…"대한통운 인력 구조조정 없을 것"

CJ그룹은 대한통운 인수자금 2조2000억원 가운데 70% 이상을 자체 자금으로 충당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CJ제일제당이 보유 중인 삼성생명 주식과 2300여억원 규모의 현금성 자산,지주회사인 CJ㈜가 갖고 있는 5000억여원의 현금 등을 재원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대한통운 인수전에서 승리한 이관훈 CJ 대표이사는 29일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컨소시엄을 구성한 CJ제일제당과 CJ GLS가 인수대금을 절반씩 부담할 예정이며 인수자금 조달 계획은 이미 짜여 있다"며 이렇게 밝혔다. 성용준 CJ 재무팀장은 "그룹이 보유한 삼성생명 주식 가치만 1조원이 넘고 지주회사가 5000억원,CJ제일제당이 2300억원 가까운 현금성 자산을 갖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인수자금 2조2000억원 중 순수 차입금은 5000억원 선에 불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CJ GLS가 5000억원가량을 차입한다고 하더라도 CJ를 대상으로 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해 자본금을 늘릴 예정이어서 현재 90% 선인 부채 비율이 98% 선으로 올라가는 데 그칠 것이라고 성 팀장은 덧붙였다. 삼성생명 주식과 관련해선 주가 하락을 불러올 수 있는 증시 직접 매각보다는 교환사채(EB) 발행 등의 유동화를 통해 시장 충격을 줄일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서울 가양동과 구로동에 복합 시설 등으로 개발할 수 있는 공장부지 가치가 6000억원 이상으로 평가되고 있어 당장은 아니지만 필요할 경우 이를 유동화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대한통운 노조가 CJ 인수에 반발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CJ는 인력 구조조정을 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이 대표는 "대한통운은 물류 전문가 집단이고 CJ와 시너지를 낼 부분이 더 많다"며 "글로벌화를 위해 오히려 추가 인력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허민회 CJ 사업총괄 부사장은 "앞으로 물류 부문의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대한통운을 2020년까지 20조원 규모의 세계 7대 물류기업으로 키운다는 비전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허 부사장은 CJ그룹의 4대 핵심 사업축 중 하나로 물류를 육성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김철수/임현우 기자 kc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