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ㆍ조미김 英 마트 '데뷔'…런던 시민들 "맛있어요"

● 테스코 '한국 식품전' 가보니

100여종 먹을거리 진열…시식코너 조미김·스낵 인기
한·EU FTA 발효 맞춰 행사

"김을 이렇게 조리해서 팔기도 하는군요. 생소하지만 맛있네요. "(휴 에드워즈 · 43) "알로에가 건강에 좋은 건 알고 있었는데 음료로도 판매하는 줄은 몰랐어요. 한번 마셔 봐야죠."(다이애나 스터렉 · 50)

29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남서부 교외 지역에 있는 테스코 엑스트라 뉴몰든점.1층 정문을 들어서자,한글과 영문으로 '한국의 맛,진정한 한국 요리를 발견하세요'라고 적힌 광고지가 붙어 있는 식품 판매대가 한눈에 들어왔다. 라면과 조미김,죽류,된장,고추장,음료,과자,소주 등 100여종의 한국 식품들이 상품군별로 빼곡히 진열된 길이 10m,높이 2.5m의 판매대에는 신기한 듯 상품을 살펴보는 현지 쇼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판매대 앞 시식코너에서는 조미김과 음료,스낵 등을 맛보고 해당 상품들을 카트에 바로 담는 쇼핑객도 많았다. 영국 최대이자 세계 3위 유통업체인 테스코와 한국 자회사인 홈플러스,KOTRA가 공동 주최해 이날 개막한 '한국식품전' 행사다. 오는 7월 말까지 한 달간 테스코 뉴몰든점에서 열린다. KOTRA가 1일 한국 · 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발효에 맞춰 한국 식품을 영국에 알리는 행사를 테스코에 제안했고,테스코 측이 흔쾌히 수락했다. 테스코는 영국 2700여개 점포 중 매출 1위이자 한국인이 많이 사는 지역에 있는 뉴몰든점의 명당 자리를 행사장으로 내줬고,KOTRA는 테스코 · 홈플러스 바이어와 협의하고 현지 교민들의 의견을 수용해 참가 업체와 제품을 선정했다.

이번 행사에는 CJ제일제당(햇반 즉석죽 장류) 농심(라면 스낵류) 롯데제과(스낵류) 등 6개 대기업과 해오름(김) 디엠에프(냉동식품) 국제제과(인삼차) 등 6개 중소기업이 참가했다. 영국 테스코 매장에서 한국 식품을 판매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판매가격은 봉지라면이 55펜스(946원 · 29일 환율 기준),CJ햇반이 1.19파운드(2048원),과자류가 65~75펜스(1120~1290원) 등이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한 · EU FTA가 발효되면 라면과 김류,참기름 등에 붙는 20~30%의 관세가 즉시 없어진다"며 "이번 상품들은 발효 이전에 들어왔지만 무관세를 감안한 행사 가격"이라고 설명했다. 카트에 조미김과 볶음참깨 등을 담은 샘 피터스 씨(25)는 "한국 음식에 관심이 많아 행사가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찾아왔다"며 "가격은 정확히 모르겠지만 비싸지는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납품 과정에서 시행착오도 적지 않았다. 정광영 KOTRA 런던센터장은 "유럽 식품은 제품 용량 전체가 아니라 100g 단위로 열량을 표시하는 규정이 있어서 상당수 제품의 포장을 바꿔야 했고 테스코 자체의 안전 검증 등 납품 절차도 까다로웠다"고 전했다.

런던=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