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쇄신행보 어디까지] "대만ㆍ日 손잡으면 삼성 이긴다"

궈타이밍 훙하이정밀 회장
세계 최대 전자제품 위탁 생산업체인 대만 훙하이정밀공업의 궈타이밍(郭台銘) 회장이 1일 니혼게이자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브랜드를 가진 일본 기업과 양산 기술을 가진 대만이 손잡으면 한국의 삼성을 100% 이길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형 LCD(액정표시장치) 패널 시장에서는 삼성이 이미 기술적인 측면에서 일본을 앞서가고 (추가 투자를 위한) 자금도 풍부하다"며 "이대로는 일본 기업이 삼성을 꺾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궈 회장은 대만과 일본 기업이 제휴하면 기술과 스피드 유연성 품질 고객서비스 등 모든 측면에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일본 기업의 브랜드 가치는 기술 혁신과 콘텐츠 공급 능력에서 나온 것이지 기기 생산에 있지 않다"며 "제품 생산은 자사 브랜드가 없는 훙하이에 맡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훙하이는 중국에 100만명 이상의 직원을 둔 대규모 공장을 통해 TV용 LCD 패널 등을 생산하는 업체로 샤프 히타치 등 일본 기업과의 제휴를 적극적으로 추진 중이다. 평면TV 등 디지털 제품의 가격 하락과 중국 공장의 인건비 상승 등으로 악화된 경영환경을 일본 기업과의 합병을 통해 돌파하겠다는 시도다. 2005년 6%대에 달했던 훙하이의 영업이익률은 올 1분기 1%대로 떨어졌다. 훙하이는 샤프와 TV용 패널 부품을 공동 조달하는 회사 설립을 추진하고 있고,히타치와는 중소형 액정 패널 사업의 통합을 논의 중이다.

궈 회장은 "엔고와 높은 전기료,저출산 고령화 등의 조건하에서 자국 내에 공장을 가진 일본 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다른 메이커들과 경쟁하는 것은 어렵다"며 "대신 중국에 생산 및 유통 거점을 확보하고 있는 대만 기업과 손잡고 세계 최대 가전제품 시장인 중국을 공동으로 공략하는 것이 최상의 비즈니스 모델"이라고 말했다. 훙하이는 자회사 폭스콘 등을 통해 아이패드와 아이폰을 위탁 생산하고 있으며 휴렛팩커드와 델 노키아 마이크로소프트 소니 등의 제품도 위탁 제조하고 있다.

도쿄=안재석 특파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