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 860억 들어왔는데…SSCP, 12% 급락 왜

자회사 '슈람' 매각가 너무 낮아…사측 "부채 감안 땐 제값 받은 것"
코스닥의 전자부품업체 SSCP가 2007년 매입한 독일 화학회사 슈람을 매각해 4년 사이에 투자금의 두 배가 넘는 수익을 올렸다.

SSCP는 지난달 30일 공시를 통해 860억원을 받고 슈람 지분 39.7%를 네덜란드 회사인 아크조노벨에 매각한다고 밝혔다. 자회사 및 관계사가 보유한 지분까지 합한 전체 매각 주식은 슈람 지분의 70.5%로 1560억원 규모다. SSCP는 2007년 11월 651억원에 슈람을 인수해 2009년 홍콩 증시에 상장시켰다. 홍콩 증시 상장 과정에서 지분율은 떨어졌지만 보유 주식의 가치는 139.63%(909억원) 상승했다. 슈람 매각으로 SSCP에 직접적으로 들어오는 현금은 시가총액(1227억원)의 70%에 이르는 860억원이지만 SSCP의 주가는 오히려 급락했다. 1일 SSCP는 12.86%(605원) 하락해 4100원까지 떨어졌다. 증권가에서는 매각가격이 시장 예상보다 낮았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슈람의 기업가치가 2700억원으로 알려졌는데도 매각가는 크게 못 미쳤다는 것이다.

SSCP 관계자는 "슈람의 기업가치는 2887억원이지만 은행부채 등을 차감한 실제 가치는 2216억원 정도"라며 "SSCP가 보유하고 있는 지분(70.5%)만큼 매도했기 때문에 사실상 제값을 받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공시에는 상장사인 SSCP의 주식 매각가 860억원만 표기했지만 실제로는 계열사까지 1560억원이 들어오는 셈"이라며 "슈람 인수 후 이전받은 화학소재 원천기술의 가치도 상당해 매각차익 외에도 많은 이득을 봤다"고 덧붙였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