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銀, 론스타에 1조5000억 대출

인수계약 연장 노린 듯…외환銀, 론스타에 5000억 배당
외환은행은 1일 서울 을지로 본점에서 임시 이사회를 열고 2분기 배당금으로 주당 1510원을 지급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이로써 외환은행 지분 51.02%를 갖고 있는 대주주 론스타는 4968억원을 분기 배당금으로 챙길 전망이다. 론스타는 지난해 말 2796억원을 배당받았는데 이번에 지급받는 돈은 이보다 80%나 많은 규모다.

론스타가 이번에 받는 배당금 규모는 외환은행 인수 이후 최대다. 단일 주주가 은행으로부터 받은 배당금 규모로도 사상 최대다. 론스타는 지난해 1분기 주당 510원,2분기 100원,3분기 135원 등의 분기 배당금을 챙겼으며 연말 배당금으로 주당 850원을 받았다. 이날 배당 결정으로 론스타는 2003년 이후 투자 원금의 134.71%(세전)를 회수한다. 론스타는 그동안 외환은행에 총 2조1548억원을 투자했고,이번 배당으로 총 2조9027억원을 거둬들인다. 7479억원의 이익을 남긴 셈이다. 지난해 외환은행의 배당성향은 68.51%였지만 이날 배당 결정으로 70%에 가까워질 전망이다. 배당성향은 배당금을 당기순이익으로 나눈 값이다.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의 배당성향이 각각 16.8%와 24.6%였던 점에 비하면 2~4배 높은 수준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외환은행의 장기 발전을 위해 과도한 배당을 자제하라고 권고했는데도 론스타가 이를 무시해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한편 하나은행은 론스타에 외환은행 보유 지분 51.02%를 담보로 1조5000억원을 빌려주기로 했다. 론스타는 이 돈을 주주들에게 줄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출은 일반 여신 1조2000억원,한도 대출 3000억원으로 만기는 모두 5년,대출금리는 연 6.7%를 적용하기로 했다. 금융권에서는 하나은행의 모회사인 하나금융지주가 론스타와 진행 중인 외환은행 인수계약 연장 조건의 일환으로 대출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