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인생] 내시경서 레이저 쏘아 담석 제거…담관 손상 거의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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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단장한 건국대병원 소화기내시경 센터건국대병원 글로컬 소화기병센터가 최근 소화기내시경센터를 새 단장하면서 국제적인 소화기질환 전문치료기관으로 도약하는 인프라를 갖췄다.
모든 내시경 기구 천장 부착
시술시간ㆍ감염위험 줄여
심찬섭센터장 '돌깨는 도사' 명성
심찬섭 소화기병센터장은 내시경 · 초음파 · 스텐트를 이용한 소화기질환의 진단과 수술의 명의로 그동안 수십권의 전문서적 출간과 국내외 학회 좌장 역할 수행으로 이름을 알렸다. 이번에 간 · 췌담도 · 위장관 · 기타 소화기질환 등 4개 분야 16명의 전문의가 진료하는 소화기병센터의 업그레이드를 성공적으로 마쳤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소화기병센터는 소화기내시경센터,소화기암 전문 클리닉 5개, 소화기병 특수클리닉 4개로 구성해 진료의 효율성을 최대화했다. 소화기내시경센터는 14개 내시경검사실,1곳의 방사선중재시술실을 구비하고 조기 위 · 식도 · 대장암의 내시경 수술은 물론 다양한 첨단 시술을 진행한다. 내시경은 일반내시경 외에 경비내시경,여러 개의 관절이 달려 방향을 자유롭게 조정할 수 있는 다중굴절내시경(M-scope),소장내시경,캡슐내시경 등을 다양하게 구비했다. 모든 내시경 검사실에는 천장 부착형 시스템을 채용해 시술시간이 길어지고 감염위험이 높아지는 문제를 해결했다. 내시경적 역행성 담췌관 조영술(ERCP)의 보다 정교한 시행을 위해 고화질의 선명한 영상을 제공하고 방사선 피폭량은 획기적으로 줄인 장비를 국내 처음으로 도입했다. ERCP는 내시경을 위와 십이지장으로 근접시켜 미량의 방사선 투시하에 조영제가 도달한 췌장과 담도의 상태를 살펴보는 첨단 시술이다. ERCP를 이용하면 꺼내기 어려운 췌석과 담석을 깨고,췌장암과 담도암 등으로 막힌 소화관을 개통할 수 있어 환자의 수명 연장과 고통 경감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심찬섭 센터장은 국내 최다의 담석 · 췌석 제거 기록을 보유해 일명 '돌 깨는 도사'로 불리고 있다.
경비내시경을 이용한 직접 담도 내시경은 지름 5㎜ 정도의 가는 내시경을 코나 입으로 삽입해 담도의 결석이나 종양을 직접 관찰하고 치료하는 방식이다. ERCP로 얻은 영상이 2차원적이고 담도 병변에 대한 정확한 조직검사는 시행하기 어렵기 때문에 경비내시경을 활용하게 된다. 다만 담도의 직경이 1㎝ 안팎으로 가늘기 때문에 이를 통과하려면 고도의 경험을 갖춘 전문의가 필요하다. 이 센터는 3명의 췌담도 전문의가 안전하게 경비 담도 내시경검사를 시행하고 있다. 이와 별도로 담도경 검사도 시행한다. 피부에 구멍을 뚫어 담도에 직접 직경 5㎜ 안팎의 가는 내시경을 넣어 담석을 제거하고 담관암에 대한 조직검사 및 치료를 시행하는 방법이다. 이 밖에 소화기내시경센터는 내시경에 초음파검사기를 결합해 가는 바늘로 조직을 채취해 검사하는 초음파내시경하 세침흡인술(EUS-FNA),췌장 조직의 악성 양성 여부를 보다 정확하게 감별해내는 조영증강 초음파내시경(CE-EUS),췌장 가성 낭종을 초음파-내시경하에서 배출하는 방법 등을 적용해 95% 이상의 진단 정확도와 100%에 가까운 치료 성공률을 올리고 있다.
소화기암 전문 클리닉은 위 · 식도암,간암,췌 · 담도암,대장종양 전문 클리닉과 광역학암치료클리닉으로 구성돼 있다. 이 중 광역학치료클리닉은 수술이 불가능한 진행성 담관암 환자들의 생존기간을 의미있게 연장하고 삶의 질도 높이고 있다. 광역학치료(PDT)는 포르피린 계열의 광과민성 물질이 암세포에만 선택적으로 축적되는 성질을 이용,630㎚ 파장의 적색광 레이저를 조사함으로써 암세포만 파괴하는 방법이다. 내시경을 통해 레이저를 소화기암에 쪼이면 종양세포에 축적된 광과민제가 에너지를 흡수해 활성산소를 생성하는 광화학반응을 일으켜 종양세포를 괴사시킨다.
소화기병 특수클리닉은 간질환 · 담석치료 · 염증성 장질환 · 소장질환 등 4개 클리닉으로 운영되고 있다. 담석치료클리닉에서 자랑하는 홀뮴레이저 담석제거시술은 수술 없이 내시경을 통해 홀뮴레이저를 담석에 쏘아 분쇄해 완전히 제거하는 최신 치료법이다. 홀뮴레이저는 2100㎚ 파장의 레이저가 결석 표면의 물을 기화시키는 광열효과로 결석을 부수기 때문에 기존의 체외충격파나 전기수압파에 비해 주변 조직의 손상을 최소화하고 결석의 성분에 관계없이 모두 분쇄할 수 있다. 레이저의 열손상 깊이가 0.5~1㎜로 얕아 담관에 손상을 거의 안 줄 정도로 안전하며 2㎝ 이상의 거대 담석도 제거할 수 있다. 또 기존 담석제거술보다 시술 횟수가 적어 담석의 완전 제거가 가능하므로 경제적이다. 건국대병원은 오는 9일과 10일 이틀에 걸쳐 병원 지하 3층 대강당에서 개원 80주년 및 글로컬 소화기병센터 개소를 기념한 국제화상워크숍을 개최해 내시경과 초음파를 이용한 최신 진단 및 치료법을 소개한다. 일본 싱가포르 중국 대만 인도 영국 미국 등 7개국 전문의가 참여할 예정이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