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인생] 툭하면 '절뚝', 발목 불안정증 새 수술법 나왔다

발목이 자주 접질리는 발목외측인대 불안정증을 기존 방법보다 높은 고정력으로 치료할 수 있는 새 수술법이 나왔다.

정홍근 건국대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반건양건과 간섭나사를 이용한 해부학적 재건술'을 2007년 2월부터 2009년 8월까지 27명의 환자에게 28건 시행한 결과 발목통증 지수(0~10)가 수술 전 6.4에서 수술 후 1.3으로 확연히 감소했다고 5일 밝혔다. 1.3은 일상생활에 불편함이 거의 없는 정도다. 또 발목관절 기능을 나타내는 족관절-후족부 기능 점수(0~100점)는 수술 전 69점에서 수술 후 90점으로 증가했고,발목 불안정성을 나타내는 칼슨-페터슨 점수(0~100점)도 56점에서 89점으로 높아졌다고 소개했다.

발목 불안정증은 발목을 크게 접질려 발목관절이 안쪽으로 접히면서 바깥쪽 인대가 늘어나거나 찢어진 이후 자주 크고작은 접질림 현상이 나타나는 것으로 걷는 동안 통증이 동반될 수 있으며 심리적으로 위축돼 정상적인 보행이나 운동에 지장을 받게 된다.



기존 발목 불안정증 치료에는 주로 브로스트롬 변형 수술이 이용돼왔다. 이 수술법은 발목 외측의 거비인대(복사뼈(거골)와 종아리뼈(비골)를 연결하는 인대)와 종비인대(발뒤꿈치뼈(종골)와 종아리뼈(비골)를 연결하는 인대)를 단축 봉합하고 하부신전지대(발목을 펴는 데 쓰이는 지지대)를 비골에 당겨 붙이는 방식이다. 수술이 비교적 쉽고 주변 조직을 사용할 수 있는 게 장점이지만 환자의 체중이 많이 나가거나,거비인대나 하부신전지대가 심하게 마모 또는 결손된 경우에는 수술이 불가능하거나 재발하는 게 단점이었다.

정 교수가 고안한 새 시술법은 비골에 두 개의 구멍을 뚫고 사람의 사체에서 획득한 반건양건(허벅지 뒤쪽의 유사 힘줄)을 U자형으로 관통시킨 뒤 양끝을 각각 종골과 비골에 박아놓은 흡수성 간섭나사못에 고정시키는 방법이다.

그는 "거골이 심하게 발목 외측으로 꺾였거나 발목 인대가 만성 파열로 인해 매우 얇아지거나 결손된 사람에게 새 시술법을 적용할 수 있다"며 "수년 전에 운동을 하다 큰 부상을 입은 후 발목 불안정증이 빈번하게 나타나거나 운동량이 많은 40대 이하의 젊은층,심한 발목 불안정증으로 보행에 공포심을 느끼는 환자가 대체로 만족스러운 치료 결과를 얻는다"고 말했다.

반건양건은 냉동된 것을 녹여 쓰는데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90만원이 들고 간섭나사못은 고정력이 높아 잘 풀어지지 않는다. 수술 전 30분간 관절내시경으로 발목 상태를 살피며 본 수술에 90분 등 총 2시간이 소요된다. 환자부담금은 300만원 안팎이다.

이번 시술법은 미국 정형외과학회에서 발표됐으며 올해 대한정형외과학회지에 '족관절 외측 인대 불안정증에 대한 동종 반건양건과 간섭나사를 이용한 해부학적 재건술'이란 제목의 논문으로 업그레이드돼 게재됐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