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조 개발용지 팔아라" 국토부ㆍ캠코 총력전

국토부, 이전기관 알짜부지 25건 先공개
캠코, 사업성 좋은 31건 골라 집중 마케팅

부동산시장에 대규모 개발용지 매물이 쏟아지고 있다.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는 저축은행 부실 프로젝트 파이낸싱(PF) 관련 부동산 450여건을 매물로 내놓는다. 혁신도시로 옮겨가는 공공기관에서도 해당 기관 사옥부지 등 48건이 올해 주인을 찾고 있다.

이들 매물의 예정 매각금액은 14조5000억원에 이른다. 국토해양부는 '로드쇼'를 열고 캠코도 다양한 매각방식을 마련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쏟아지는 저축은행 부실 PF 물건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캠코가 저축은행 부실 PF 채권으로 매입한 부동산 물건은 2008년부터 작년 10월까지 세 차례에 걸쳐 368건(6조1500억원 규모)이다. 이 중 민간에 매각된 물건은 18건(1266억원)에 그쳤고 23건은 인수계약이 해지됐다.

이런 상황에서 캠코는 지난달 30일 116건(1조9000억원)의 부실 PF 물건을 추가 인수,총 443건의 물건을 갖게 됐다. 물건은 71%가 아파트 개발사업 부지이고,지역별로는 48%가 영남권에 몰려 있다. 캠코는 부동산시장 침체로 매각 실적이 부진하다고 보고 다양한 마케팅 방안을 추진 중이다. 지난달까지 실사를 거쳐 82건 정도를 민간투자자와 캠코 간 합작투자를 통해 정상화가 가능한 물건으로 분류했다. 지난달 인수한 물건도 이달 말까지 분석을 끝낼 예정이다.

캠코 관계자는 "정상화 가능 물건 82건 가운데 과천시 문원동 빌라부지(75억원) 등 31건은 사업성이 양호하다"며 "합작개발이나 완전매각 등의 방법으로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실 PF 사업장 매입을 추진 중인 부동산 개발업체 관계자는 "저축은행 부실 PF 물건이 많지만 선뜻 매입하기에는 수익성이 뒷받침되지 않는 곳이 적지 않다"고 전했다.

◆지방이전 공기업 부동산 팔아라혁신도시 이전대상 공기업들의 보유 부동산도 매물로 쏟아지고 있지만 매각 실적은 신통치 않다.

국토부는 지난달 29일 600여명의 민간투자자들을 모아 놓고 대대적인 세일즈를 벌였다. 올해 매각대상 84건(6조8000억원어치) 가운데 팔린 땅을 제외한 48건을 매각 대상에 올렸다. 내년 매각 예정인 알짜부지 25건도 미리 공개해 투자자 관심을 유도했다. 설명회 이후 매입문의는 많았지만 매각이 이뤄진 곳은 아직 한 건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투자설명회에 참석한 D건설 관계자는 "개발가치가 높은 한전 캠코 한국지방행정연구원 등 강남권 주거 · 상업용지 6건을 빼고는 대부분 투자매력이 떨어지는 수도권 녹지지역 땅들이어서 관심을 끌기엔 역부족"이라고 말했다. 한국주택협회 관계자는 "용도변경 등의 인센티브 없이 수도권 공기업 부동산을 매각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달부터 이전 공공기관 부동산을 매입하는 기관이 LH(한국토지주택공사) 외에 농어촌공사 캠코 지방공기업으로 확대돼 혁신도시 이전에는 차질이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매각 예정 공기업 부동산은 국토부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박영신 기자 yspar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