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바다이야기 보다 못한 ELW, 왜 못 없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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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한 거래를 위한 첫 번째 조건은 다수의 매매 쌍방이 존재하는 것이다. 그런 조건을 가장 근접하게 충족하는 시장이 증권시장이다. 물론 그런 증시에도 특정 세력의 작전이나 내부자거래 등 불공정거래가 없지 않지만 이는 엄연히 불법이고 그래서 규제와 처벌의 대상이 된다. 그런데 이런 원칙에 어긋나는 파생금융상품이 우리 증시에 상장돼 수년간 버젓이 거래돼 왔다. ELW(주식워런트 증권)가 바로 그것이다.
ELW는 주가 방향을 두고 베팅하는 옵션의 일종으로 증권사가 독점 공급한다. ELW 가격도 증권사가 맘대로 정한다. 소위 LP(유동성 공급자)라는 명분하에 호가에 관한 전권을 행사한다. 증거금만 있으면 누구나 공급(매도)할 수 있는 보통의 옵션과 ELW가 가장 크게 다른 점이다. 옵션 가격에는 시간가치라는 거품이 포함돼 있기 때문에 거래 쌍방이 모두 다수인 경우라도 확률적으로는 매도자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하물며 매도자가 상품을 독점 공급할 수 있는 ELW는 설계부터가 공정하지 않다. 2009년 한햇동안 ELW 시장에서 매수자인 일반투자자들은 5000억원 넘는 손실을 본 반면 공급자인 증권사(1789억원)와 이들과 한통속이었던 스캘퍼(1043억원),수수료를 챙긴 거래소(180억원)는 모두 짭짤한 수익을 올린 것만 봐도 이 상품의 일방성을 알 수 있다.
본란이 ELW를 폐지해야 한다고 누차 지적해 온 것도 바로 이런 이유에서다. 하지만 그때마다 당국과 거래소는 극히 일부 제도만 보완하는 미온적인 태도를 보여왔을 뿐 근본적인 대책은 강구하지 않았다. 검찰 수사로 ELW를 둘러싼 증권사와 스캘퍼 간의 검은 커넥션이 드러났지만 이는 이 상품의 구조적 측면에서 비롯된 것이다. 파생상품은 원래 높은 투기적 특성을 갖는다. 그러나 거기에도 최소한의 공정한 규칙은 있어야 한다. ELW는 그런 기본조차 갖추지 못한, 어떻게 보면 수익률을 제멋대로 조작했던 바다이야기와도 유사한 기형적 상품이다. 개인투자자의 돈을 갈취해 증권사와 스캘퍼, 그리고 거래소의 배만 채우는 ELW를 언제까지 방치하면서 눈먼 아마추어들을 유혹할 것인가.
ELW는 주가 방향을 두고 베팅하는 옵션의 일종으로 증권사가 독점 공급한다. ELW 가격도 증권사가 맘대로 정한다. 소위 LP(유동성 공급자)라는 명분하에 호가에 관한 전권을 행사한다. 증거금만 있으면 누구나 공급(매도)할 수 있는 보통의 옵션과 ELW가 가장 크게 다른 점이다. 옵션 가격에는 시간가치라는 거품이 포함돼 있기 때문에 거래 쌍방이 모두 다수인 경우라도 확률적으로는 매도자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하물며 매도자가 상품을 독점 공급할 수 있는 ELW는 설계부터가 공정하지 않다. 2009년 한햇동안 ELW 시장에서 매수자인 일반투자자들은 5000억원 넘는 손실을 본 반면 공급자인 증권사(1789억원)와 이들과 한통속이었던 스캘퍼(1043억원),수수료를 챙긴 거래소(180억원)는 모두 짭짤한 수익을 올린 것만 봐도 이 상품의 일방성을 알 수 있다.
본란이 ELW를 폐지해야 한다고 누차 지적해 온 것도 바로 이런 이유에서다. 하지만 그때마다 당국과 거래소는 극히 일부 제도만 보완하는 미온적인 태도를 보여왔을 뿐 근본적인 대책은 강구하지 않았다. 검찰 수사로 ELW를 둘러싼 증권사와 스캘퍼 간의 검은 커넥션이 드러났지만 이는 이 상품의 구조적 측면에서 비롯된 것이다. 파생상품은 원래 높은 투기적 특성을 갖는다. 그러나 거기에도 최소한의 공정한 규칙은 있어야 한다. ELW는 그런 기본조차 갖추지 못한, 어떻게 보면 수익률을 제멋대로 조작했던 바다이야기와도 유사한 기형적 상품이다. 개인투자자의 돈을 갈취해 증권사와 스캘퍼, 그리고 거래소의 배만 채우는 ELW를 언제까지 방치하면서 눈먼 아마추어들을 유혹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