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1조弗 인프라 시장 열린다…불꽃 튀는 韓ㆍ中ㆍ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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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까지 'GDP 10%' 투자…자금 절반 민간조달인도가 내년부터 5년간 1조달러를 인프라 구축에 투자한다. 인도는 내년 4월부터 2016년까지의 '제12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 기간에 발전과 도로,철도,통신 등의 인프라 정비에 국내총생산(GDP)의 10% 정도를 투자하기로 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5일 보도했다. 11차 5개년 계획 기간 인프라 투자(5000억달러)의 2배 수준이다. 한국 일본 중국 등 다른 나라 인프라 관련 기업들로서는 큰 비즈니스 기회가 생길 것으로 전망된다.
전력ㆍ고속철ㆍ도로 확충…두산重ㆍCPIㆍ히타치 등 각축
몬텍 싱 알루왈리아 인도 국가계획위원회 부위원장은 니혼게이자이와의 최근 인터뷰에서 "인프라 투자액의 50%는 (외자를 포함한) 민간 자금으로 조달하고 싶다"고 말했다. ◆발전소,도로망 대대적 정비
인도는 이번 인프라 투자의 절반을 발전소와 철도 · 도로 건설 부문에 쓸 예정이다. 인도의 연 평균 발전 능력은 5만2000㎿에 그치고 있다. 인도는 만성적인 전력난을 겪고 있다. 평상시에도 전력부족률은 9%에 달하며 낮 기온이 섭씨 영상 45도를 오르내리는 7~9월엔 전력부족률이 15%에 육박한다.
이번 인프라 확대에 투입하는 1조달러 가운데 30% 이상을 원자력과 화력 등 발전능력 확충에 투자하기로 한 배경이다. 인도는 이를 통해 전체 발전능력을 10만㎿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뉴델리~뭄바이,뉴델리~콜카타 등을 잇는 각각 1500㎞ 길이의 화물 전용 고속철도 건설도 추진한다. 고질적인 물류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지난 1일 개통한 베이징~상하이 고속철도의 세계 최장 고속철도 구간(1318㎞) 기록을 깨는 것이다. 뉴델리~콜카타,뭄바이~첸나이 등을 연결하는 고속도로 건설도 이뤄진다.
또 기상 정보와 곡물 시황 등을 농민들에게 실시간으로 제공하기 위해 인터넷망을 농촌으로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일 · 중 등 인프라 시장 공략 가속일본의 히타치제작소는 지난 2월 인도 현지 업체와 손잡고 화력 발전설비 생산을 위해 합작법인을 세웠다. 총 투자 비용은 500억엔으로 2017년까지 1000억엔의 매출을 목표로 잡았다. 앞서 지난 1월 도시바는 인도 에사르그룹과 화력 발전 전용 증기터빈 설비공급 계약을 맺었다. 2012년까지 66만㎾급 증기 터빈과 발전기 2기씩을 공급하기로 했다.
중국전력투자집단공사(CPI)도 인도 발전소 사업 참여를 서두르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는 전했다. 중국은 특히 지난해 말 원자바오 총리가 400여명의 기업인들과 함께 인도를 방문해 45건 200억달러에 달하는 '친디아' 경제협력 계약을 체결했다.
◆"한국, 현지기업 손잡고 투자 바람직"최동석 KOTRA 뭄바이 센터장은 대규모 인프라 투자 사업과 관련,"인도는 정부개발원조(ODA) 자금을 일본 독일 등 선진국으로부터 지원받아 인프라 투자에 나서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인도 최대 인프라 프로젝트인 DMIC(Delhi- Mumbai Industrial Corridor) 역시 인도와 일본 정부가 공동 출연하기 때문에 일본 기업들이 수주에 유리하다"고 말했다.
최 센터장은 "한국 기업은 ODA를 통한 인프라 사업 진출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현지 개발업자와 손잡고 고층건물,정유 · 석유화학 발전소 분야에 들어오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올 들어 현대건설이 인도 릴라이언스와 함께 월리~하지알리 해저터널 공사를 수주했고,삼성엔지니어링은 국영 석유회사로부터 2억달러 규모 석유화학 플랜트를 따냈다.
두산중공업은 복합화력발전소 분야에서,삼성물산은 고층건물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는 것으로 KOTRA는 파악하고 있다. 인도는 2009년 한국과 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CEPA)을 체결했으며 이듬해엔 일본과 경제동반자협정(EPA)을 타결지었다. 중국도 인도와의 자유무역협정(FTA)을 적극 추진 중이다.
뉴델리=장진모/장성호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