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리스크 완화…건설株, 분위기 반전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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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스프레드 축소ㆍ건설사 현금흐름 개선
회사채 금리도 하락…하바기 재평가 기대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 부실화로 부도 위기에 몰렸던 삼부토건이 최근 7개 시중은행에서 7500억원의 담보대출을 받는 데 성공했다. 두산건설은 4000억원의 PF 대출 만기를 연장해 유동성 위기설에서 한걸음 비켜섰다. 대기업 계열사에 이어 중견 건설사들이 잇달아 크레디트리스크(신용위기)에서 벗어나고 있다. 국내 건설경기가 여전히 부진하지만 건설사들이 대규모 해외 수주를 따내고 있어 실적 개선에 도움이 되고 있다. 이 영향으로 건설업종지수는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4일까지 5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신용위험 완화된다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건설업종 신용위험(부도위험)을 나타내는 신용스프레드는 4일 기준 2.24%포인트로 지난달 초(2.37%포인트)보다 0.13%포인트 축소됐다. 유가증권시장의 20개 업종 중 신용스프레드 축소 속도가 가장 빠르다. 신용위험 완화는 최근 건설사들의 현금흐름 개선에 기인하고 있다. 메리츠종금증권에 따르면 삼성물산 현대산업개발 금호산업 계룡건설 삼환기업 동부건설 등 주요 건설사들의 영업활동현금흐름은 작년 4분기와 올 1분기를 기점으로 흑자로 돌아섰다.
길기모 메리츠종금증권 심사분석팀장은 "지난달 중순까지만 하더라도 PF 만기 연장 문제가 핵심 리스크로 떠올랐는데 건설사들의 현금흐름이 좋아지면서 위기를 넘겼다"며 "신규 사업을 줄인 상황에서 기존 사업장 분양대금이 들어온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회사채 금리도 하락건설업체가 발행한 회사채 인기도 높아졌다. 포스코건설은 지난 4일 1000억원의 3년 만기 회사채를 연 4.7%에 발행했다. 시장금리 상승에도 불구하고 작년 5월(연 5.7%) 발행 때보다 조달비용을 1.0%포인트 낮췄다. 현대건설은 지난달 23일 4년 만기 회사채 1500억원을 연 4.49%에 발행했다. 전체 업종 평균보다 낮은 수준이다.
채권금융회사가 진행 중인 건설업 4차 구조조정 결과도 '찻잔 속 태풍'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길 팀장은 "상위 50위권 이내 건설사 가운데 낙제점을 받을 만한 건설사가 거의 없다"며 "1분기 흑자 전환 흐름이 2,3분기까지 지속된다면 금융위기 이후 건설업 주가를 짓눌러온 신용위험 문제가 일단락될 것"으로 전망했다.
◆최악의 국면 지났다전문가들은 하반기에도 건설산업 대내외 환경이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왕상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부동산 경기는 최악의 국면을 통과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지방 주택경기 개선현상이 내년엔 수도권까지 옮겨붙을 것으로 보여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해외 수주에 대한 기대감도 높다. 조주형 교보증권 연구원은 "주요 대형사들의 고성장을 이끌 만한 대규모 해외 수주 물량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건설사들의 유동성 개선은 일시적인 만큼 '착시현상'을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윤영환 신한금융투자 연구위원은 "건설사 유동성 지표가 좋아진 배경 중 하나가 해외사업 선수금 유입"이라며 "해외사업에 문제가 발생하면 언제든 위기의 불씨가 지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태호 기자 thlee@hankyung.com☞ 신용스프레드
credit spread.기업이 발행한 채권 금리에서 부도 위험이 없는 국고채 금리를 빼서 구한다. 부도 위험이 클수록 투자자들이 더 높은 금리를 요구해 스프레드가 벌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