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원화강세에 5일간 1조3천억 매수

환차익 노린 자금 유입
코스피 2160선 회복
원 · 달러 환율이 하락(원화 가치 상승) 추세를 보이면서 외국인 자금의 증시 유입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원 · 달러 환율이 하락하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주가 상승 외에 환차익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코스피지수는 5일 외국인과 기관의 '쌍끌이' 매수에 힘입어 16.45포인트(0.77%) 오른 2161.75로 마감, 2160선을 회복했다.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3749억원을 순매수했다. 이날 원 · 달러 환율은 2원80전 오른 1066원30전에 마감했다. 그동안 낙폭에 대한 반발세로 6거래일 만에 환율이 소폭 상승했지만 추세는 여전히 하락 쪽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미국 경제지표가 개선됨에 따라 위험 선호 현상이 회복되면서 달러가 약세를 띠고 있다"며 "글로벌 자금의 아시아 선호도가 유지되면서 한국 원화와 중국 위안화,브라질 헤알화 환율이 연 저점 수준을 기록 중"이라고 설명했다.

정부가 물가 안정을 하반기 경제 운용의 1순위로 삼아 향후 금리 인상과 원화 절상 용인에 대한 기대감을 높인 것도 환율 하락을 부채질하는 요소다. 시장에서는 6개월 안에 원 · 달러 환율이 1020~1050원까지 내려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증시 전문가들은 환율 하락이 국내 증시에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곽중보 삼성증권 연구원은 "원화가 강세일 때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순매수가 강하게 나타나는 경향을 보인다"며 "환율 하락 국면에서 외국인은 환차익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실제 환율이 하락하기 시작하자 지난달 29일 이후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3064억원을 순매수했다. 원화 강세는 금융 유통 음식료 등 내수주에 유리하고 자동차 전기전자 철강 등 수출주에 불리하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하지만 환율 하락의 속도가 가파르지 않다면 수출주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도 제한적일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박 연구원은 "과거와 달리 유로화와 일본 엔화가 높은 수준이기 때문에 원화의 실질 가치는 크게 상승하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