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기 노리던 스트로스칸 또 '궁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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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년前 성폭행 기도 혐의프랑스의 여성 작가가 도미니크 스트로스칸 전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를 성폭행 기도 혐의로 고소할 예정이라고 AP통신 등 주요 외신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프랑스 작가 "고소할 것"
호텔 여종업원 성폭행 혐의로 미국에서 기소된 스트로스칸 전 총재는 최근 가택연금에서 풀려나며 정치적 재기를 노리고 있지만 또다시 위기를 맞게 됐다. 외신에 따르면 방송사 앵커 출신 작가인 트리스탄 바농(31)은 2002년 정치인이던 스트로스칸을 인터뷰하러 갔다가 성폭행을 당할 뻔했다며 이르면 5일 그를 형사 고소할 것이라고 변호사를 통해 발표했다.
바농은 2007년 TV에 출연해 당시를 회고하며 "스트로스칸이 내 청바지를 벗기려 덤벼들었다"며 "발정난 침팬지 같았다"고 폭로한 적이 있다. 하지만 사건 당시 바농은 스트로스칸을 고소하지 않았다. 그의 어머니인 안 망수레가 스트로스칸이 속한 사회당의 지방 의원이어서 딸에게 고소하지 말도록 권유했기 때문이다.
현재 프랑스 서북부 도시 외르의 지방의회 부의장인 망수레 의원은 이날 CNN과의 인터뷰에서 "의원으로서 정치적 경력에 해가 될까봐 경찰에 신고하지 말라고 딸에게 말했다"고 털어놨다. 바농의 변호를 맡고 있는 다비스 쿠비는 "미국에서 진행 중인 스트로스칸의 재판과 이번 고소 건은 별개"라며 "의뢰인이 고소에 대해 강한 의지를 갖고 있다"고 전했다.
바농이 스트로스칸을 고소할 경우 프랑스 정치권은 또다시 격랑에 휩싸일 전망이다. 스트로스칸으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한 미국 호텔 여종업원의 진술에 의문이 잇달아 제기되면서 스트로스칸의 재기 가능성이 조금씩 고개를 들고 있었지만 기회가 사라질 가능성이 크다. 프랑스 일각에서 일었던 스트로스칸에 대한 동정론도 한풀 꺾일 것으로 보인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