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전막후-현대重, 하이닉스 인수戰 불참 왜] 당황한 채권단…시장선 "이번에도 물건너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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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한 사장 "예정대로 진행"
인수 후보기업 입찰참여 타진
현대중공업이 인수전 불참 의사를 밝히면서 하이닉스반도체 주인찾기 작업이 다시 안갯속으로 빠져들었다. 인수의향서(LOI) 마감일을 이틀 앞두고 가장 유력한 후보 기업이 발을 빼자 채권단은 크게 당황하는 눈치다. 다른 대기업이 인수전에 참여할 것이란 관측도 있지만,시장 반응은 "하이닉스 매각은 물 건너갔다"는 쪽으로 쏠리고 있다.
채권단은 6일 오전 공시를 보고서야 현대중공업이 하이닉스 인수전에 불참할 것이란 사실을 안 것으로 알려졌다. 한 관계자는 "현대중공업이 최소한 인수의향서(LOI)는 낼 것으로 기대했는데,불참할 뜻을 내놔 충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유재한 정책금융공사 사장은 이날 기자와 통화에서 "현대중공업 불참과는 상관없이 (하이닉스 지분매각은) 정해진 절차대로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결과를 미리 예단하지 말고 좀 더 기다려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인수의향서 접수 마감일(8일)까지 추가로 입찰에 참여하는 기업이 나올 수도 있지 않겠느냐는 얘기다.
채권단은 이날 오전부터 대책회의를 열어 현대자동차그룹 포스코 SK그룹 LG그룹 롯데그룹 효성그룹 STX 등 인수 유력 후보기업들을 상대로 입찰참여 의사를 타진하는 등 분주히 움직였다. 한 채권단 관계자는 "현대중공업이 빠진 건 경쟁자가 한 곳 줄었다는 점에서 오히려 다른 대기업에 좋은 기회가 될 수도 있다"며 "마지막 순간까지 인수 후보기업들을 상대로 설득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수의사를 밝힌 곳은 아직 없다. 한국거래소는 LG그룹 SK그룹 효성그룹 동부그룹 STX에 하이닉스 인수설에 대한 조회공시를 요구했다. 이에 대해 LG와 효성,동부 세 곳은 "인수의사가 없다"고 밝혔다. SK와 STX는 심사숙고 중이다. 다만 SK는 검찰수사 등으로, STX는 자금여력이 풍부하지 않다는 점에서 입찰 참여 가능성이 낮다는 게 중론이다. 세 번째 매각 작업도 불발로 끝날 가능성이 커지면서 하이닉스가 포스코와 같은 지배구조로 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포스코처럼 단일 최대주주 없이 이사회 중심의 전문경영인 체제를 갖추는 것도 한 방법이란 점에서다.
이태명/류시훈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