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 짚고 헤엄치는 은행…수익 95%가 이자인 곳도

예금금리 '쥐꼬리' 대출 高금리
외국은행은 비이자 이익 50%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은행들이 이자 수익을 늘리는 데 치중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예대마진(예금과 대출금리 차이에서 발생하는 이익)에 의존하면서 은행 전체 이익에서 이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80%를 넘었다.

6일 금융계에 따르면 국민은행의 이자 부문 이익은 작년 11.7% 늘었고 우리은행 16.7%,신한은행 20.3%,하나은행 34.5% 증가했다. 반면 비이자 부문 이익은 크게 늘지 않거나 오히려 줄었다. 예컨대 국민은행의 비이자 부문 이익은 2009년 4578억원에서 작년 3356억원으로 감소했다.이에 따라 이자 수익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전년 대비 모두 높아졌다. 작년 기준으로 국민은행은 전체 이익의 95.4%를 이자로 벌어들였고 농협 89.4%,우리은행 72.9%,신한은행 77.7%,하나은행 84.9%,외환은행 76.9%를 기록했다.

전효찬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금융위기 이후 은행들이 손쉬운 주택담보대출 등을 늘린 반면 국제금융이나 파생상품과 같은 비이자 부문에서는 보수적인 움직임을 보여왔다"고 말했다. 씨티 HSBC 등 해외 은행들의 비이자 부문 이익은 전체의 50% 수준이다.

대출이자율에서 예금이자율을 뺀 순이자마진(NIM)도 증가하는 추세다. 국민은행의 NIM은 2009년 2.41%에서 작년 말 2.77%로 높아졌고 올해 1분기에는 2.83%로 더 올라갔다. 우리은행도 2009년 1.88%,작년 말 2.22%,올해 1분기 말 2.44%로 계속 높아졌다. 신한은행의 1분기 NIM은 2.27%로 2007년 이후 가장 높다. 은행들이 파생상품 등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기보다는 일반 고객과 관련한 수수료 인상에 주력해 일반 소비자에게 새로운 부담을 주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