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올 세번째 금리인상…"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

기준금리 0.25%P 올려
중국이 기준금리를 또 올렸다. 중국인민은행이 지난 4월에 이어 7일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기로 한 것은 경기회복 둔화를 감수하고라도 물가를 잡겠다는 의지를 보여준다. 중국의 금리인상은 올 들어서만 세 번째,작년 10월 이후로는 다섯 번째다. 은행 지급준비율도 올 들어서만 여섯 차례 올라 사상 최고치 수준인 21.5%에 이른다.

블룸버그통신은 "세계 경제 2위국인 중국이 긴축 정책을 펴면서 글로벌 경기회복 속도가 더욱 느려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물가 급등 따른 사회불안 차단 목적

원자바오 중국 총리는 지난달 "올해 물가상승률을 억제 목표치인 4% 이내로 묶기 힘들 것"이라며 "그러나 5% 미만으로는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올 들어 5월까지 물가상승률은 전년 동기 대비 5.2%에 달했다. 지난 5월 물가상승률이 5.5%로 34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때문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메릴린치는 중국의 6월 물가상승률을 6%로 예상하고 있다. 추가 긴축이 예고된 배경이다. 물가 급등은 저소득층의 박탈감을 키워 사회불안을 야기할 것으로 우려된다. 최근 중국에서 공권력에 도전하는 시위가 잇따른 것도 물가 급등 탓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 등은 분석했다. 경제전문가들은 물가 상승이 지속되면 인민은행이 연내 한 차례 이상 금리를 더 올릴 것으로 보고 있다.

◆경기 둔화 우려 커질 듯중국의 긴축 강화는 경기 둔화 우려를 키울 전망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중국 성장률을 9.6%로 전망했다.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10.3%보다 낮은 수치다. 지난달 중국 제조업 구매 관리자지수(PMI)는 50.9로 2008년 2월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6월 서비스 PMI도 전달보다 하락했다. 중국의 금리 인상발표 직후 원유 구리 등 국제 원자재 가격이 일제히 하락한 것은 경기둔화 우려가 커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금리 인상은 중국 지방정부의 채무 부담을 늘리면서 금융권 부실을 키울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국제신용평가회사 무디스는 이날 "중국 지방정부의 채무가 당국이 발표한 10조7000억위안보다 약 30% 많다"며 "중국 은행들이 부실채권의 증가로 긴급구제 자금을 요청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은행들에 대한 신용등급 전망도 내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지방정부가 부채에 대해 채무불이행(디폴트)을 선언하면 중국 은행들의 부실채권 비율이 12%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 3월 기준으로 중국 은행들의 평균 부실채권 비율은 1.1%에 머물고 있지만 금리인상으로 지방정부 부채의 부실화가 빨라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지난주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도 중국의 부실채권 비율이 3~5년 안에 5~10%로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한 바 있다.

강유현 기자 y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