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중앙銀, 기준금리 0.25%P 인상…물가 고삐 더 죈다

年 1.5%로…연내 추가 인상할 듯
유럽중앙은행(ECB)은 7일 기준금리를 연 1.25%에서 연 1.5%로 0.25%포인트 올렸다. ECB는 연내 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블룸버그통신은 그리스의 디폴트(채무불이행) 우려로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에 위기감이 가시지 않았지만,물가 상승 우려 때문에 ECB가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유로존의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2.7%로 ECB의 목표치인 2%를 웃돌았다. 유로존 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2월 이후 7개월째 ECB의 목표치를 넘었다. ECB는 2008년 7월 기준금리를 연 4.25%까지 올렸으나 두 달 뒤 리먼브러더스 파산으로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지자 그해 10월부터 이듬해 5월까지 7차례에 걸쳐 금리를 연 1.0%까지 내렸다. 이후 23개월간 기준금리를 동결하다 올해 4월 0.25%포인트의 금리 인상을 단행했고 이날 3개월 만에 다시 금리를 올렸다.

장클로드 트리셰 ECB 총재는 "현 금리정책도 여전히 경기부양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앞으로 물가 상승 위험을 면밀히 주시하겠다"고 말했다. 트리셰 총재는 4월 금리 인상 때도 이번과 비슷한 언급을 통해 추가 인상을 예고했다. 시장에서는 금리 인상 시기가 10월이 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금리 인상이 유로존 위기를 심화시킬 것이란 우려도 있다. 그리스 추가 구제금융에 대한 논의가 진행 중이고 5일 글로벌 신용평가사인 무디스가 포르투갈의 국가신용등급을 정크(투자부적격) 수준으로 강등하는 등 남유럽 경제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어서다. 재정 위기를 겪고 있는 국가들은 세금을 더 거둬야 하는데 금리가 올라가면 시중 유동 자금이 줄어 세수가 감소할 가능성이 커진다. 한편 트리셰 총재는 "ECB는 포르투갈에 대한 신평사들의 결정에 상관하지 않겠다"며 "포르투갈 정부가 보증한 담보를 계속 인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