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라인' 얼굴성형…사각ㆍ주걱턱 교정때만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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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면윤곽성형과 양악수술
얼굴의 뼈 잘라내 재배치
양악수술 후 치열교정 받아야
감각신경 손상 위험 노출
미모 위한 수술은 말아야
여름방학 및 휴가시즌을 맞아 사각턱 주걱턱 광대뼈돌출 등을 바로잡기 위해 안면윤곽성형수술을 받으려는 환자가 줄을 잇고 있다. 리젠성형외과 아이디병원 등 수술을 전문 시행하는 유명 성형외과에서는 새벽 2~3시까지 시술이 계속될 정도다.
안면윤곽성형은 얼굴의 뼈를 잘라 재배치시킴으로써 얼굴 형태를 바꿔주는 수술이다. 전신마취 후 잇몸 가장자리를 메스로 절개해 입속으로 도구를 넣어 수술한다. 전기톱 등으로 문제가 되는 뼈 부위를 떼어낸 뒤 금속판(플레이트)이나 나사못,철사 등으로 고정하고 절개한 자리를 꿰매면서 덮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V라인 얼굴 만드는 두 가지 방법
과거에는 사각턱을 교정하기 위해 양쪽 측면을 절제했으나 자칫 입체감 없이 뾰족한 턱이 되기 일쑤였다. 이에 T절골과 V절골이 최근엔 널리 쓰인다.
T절골은 아래턱을 가로 방향으로 길게 자른 후 다시 세로 방향으로 절단한 다음 가운데 부위를 버리고 양쪽 뼛조각을 가운데로 모은 후 전체적인 턱선을 부드럽게 가다듬어주는 방법이다. 주걱턱 무턱 비대칭턱을 동시에 교정할 수 있다. 이 방법은 아래턱뼈와 근육을 분리하기 때문에 수술 후 아무는 과정에서 근육뭉침이 일어날 수 있고 회복기간이 다소 길다. V절골은 아래턱뼈를 역V자로 잘라 윗부분을 필요한 만큼 삭제해 턱 길이를 짧게 한 후 양옆을 부드러운 곡선으로 가다듬어 커팅한다. 턱끝이 길고 얼굴 옆면이 넓은 얼굴형에 효과가 좋다. 턱의 길이뿐만 아니라 넓이까지 줄임으로써 얼굴이 전체적으로 작아보이는 효과를 가져온다.
계란형의 둥근턱을 원하면 한쪽 턱에서 아래턱을 지나 반대편 턱까지 동그랗게 턱을 다듬어주기도 한다. 턱뼈의 볼륨 자체가 크면 뼈의 3개층 가운데 가장 바깥층인 피질층을 갈아내기도 한다. 수술을 기피할 경우 보톡스나 고주파열로 씹는 근육(저작근 · 교근)을 위축시키기도 한다. 오명준 리젠성형외과 원장은 "턱 모양이 작고 씹는 근육이 발달돼 있으면 보톡스나 고주파로 사각턱을 개선할 수 있지만 사각턱 환자의 대다수가 근육은 물론 턱뼈까지 큰 경우여서 T절골이나 V절골이 근본적인 개선책"이라고 설명했다.
◆양악수술은 주걱턱 부정교합 심할 때만2008년부터는 아래턱과 위턱의 일부를 치아가 붙어 있는 채로 잘라낸 다음 위아래 치열 교합을 감안해 재배치하는 양악수술이 본격 시술되고 있다. 잇몸뼈를 포함한 넓은 부위의 턱뼈를 신경과 혈관이 다치지 않게 잘라내야 하는데다 치아 맞물림과 부드러운 턱선을 감안해 턱뼈의 위치나 길이 방향 등을 정교하게 맞춰야 한다. 이 때 긴 턱뼈는 절제하고 모자란 턱뼈는 남은 뼈를 이식하거나 플레이트로 고정하게 된다. 최근엔 수술 전 3차원 CT를 촬영해 시뮬레이션으로 수술오차를 2㎜이내로 줄이고 있다.
오 원장은 "양악수술은 위험도가 높은 만큼 심한 부정교합이나 주걱턱,안면비대칭 등에만 시행되는 게 바람직하다"며 "미모개선을 위해 양악수술을 유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과거엔 12~18개월간 치열을 먼저 교정한 후 양악수술에 들어갔으나 요즘엔 '선 수술 후 교정'이 대세가 되고 있다.
오 원장은 "교정을 먼저하면 음식 씹는 게 부자연스럽다고 토로하는 환자가 많다"며 "수술을 먼저 시행하면 웬만한 부정교합은 재배치된 턱 모양에 맞게 빠르게 교정돼 총 치료기간을 1년 이내로 마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치아 부정교합이 심한 30% 안팎의 환자에겐 '선 교정 후 수술'이 필요하다. ◆숙련된 의사가 하면 지방흡입보다 안전
안면윤곽성형 및 양악수술을 받으려는 사람들이 가장 고민하는 것은 효과나 비용보다는 위험성이다.
얼굴엔 목의 좌우 측면에서 뇌로 향하는 얼굴동맥과 얼굴정맥,위턱 바로 뒤편의 상악동맥,아래턱뼈 하단부 속을 관통하는 감각신경,좌우 혈관에 붙어 흐르는 운동신경 등이 존재해 이를 철저히 보호하면서 수술해야 한다.
감각신경이 손상되면 아랫입술과 턱끝의 감각이 둔화돼 씹기,말하기,미각에 지장이 초래될 수 있다. 확률은 극히 낮지만 운동신경이 마비되면 말하기 표정짓기에 큰 장애가 생긴다. 안면윤곽성형으로 인한 크고 작은 부작용 발생률은 0.01%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지만 사망과는 관련이 없다고 성형외과 의사들은 말하고 있다. 오히려 주된 사망위험은 전신마취 후 환자의 호흡곤란,특이체질로 인한 쇼크,오염된 수술도구를 사용함으로써 발생하는 감염 등이 더 크다는 주장이다.
오 원장은 "숙련된 의사가 시행할 경우 안면윤곽성형수술은 복부지방흡입술보다 안전하다"며 "절개범위가 광범위한 양악수술은 대량 출혈에 대비해 반드시 수혈준비를 해둬야 한다"고 말했다.
국내에선 안면윤곽 및 양악수술만 전문으로 하는 의사가 10여명 정도이고 다른 성형수술을 겸하는 의사도 100명 이내일 것으로 추산된다. 치과의사까지 포함하면 연간 수천건의 관련 수술이 국내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오 원장은 "미국 유럽 대만 등에서도 안면윤곽성형수술이 활발하게 이뤄지지만 외국에서는 대략 얼굴 모양만 다듬어주면 환자들이 만족하는 반면 국내서는 환자들의 기대치가 높아 심미적인 면까지 고려하기 때문에 수술의 양이나 질에서 확실히 한국이 앞서간다"고 말했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