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광태 서울시의회 의장 "의원들도 전문성·성실성 키워야"

"밥그릇 싸움이 아니라 정책을 다투는 일은 발목잡기라는 비판을 받더라고 끝까지 할 것입니다. "

지방자치 부활 20주년을 맞아 한국경제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허광태 서울시의회 의장(사진)은 최근 서울시와 의회의 대립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오세훈 시장의 소신있는 행동과 미래 지향적인 사고는 높이 평가합니다. 다만…." 말꼬리를 흐린 허 의장은 정책 문제를 이어갔다. "서울시를 발전시킨다는 목표는 같지만 시장의 개발 중심 정책과 의회의 사람 중심 정책은 다르다"고 강조한 그는 "시와 의회의 대립을 정략적 싸움이 아닌 정책 대결로 봐 달라"고 말했다. 그는 "1990년대 민주당 시절에는 '한식구'라는 생각에 제대로 행정부를 견제할 수 없었다"며 지방의원들의 정당 소속 문제점도 토로했다. 그는 1995년 서울시 의원 생활을 시작했다. 임기를 마친 뒤 8년간 의회를 떠났다 지난해 지방선거를 통해 다시 돌아왔다. 그 사이 지방의회는 변했을까. 허 의장은 "의원들의 열정과 의정활동 수준이 예전과 다르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허 의장은 "의회가 많이 발전했지만 아직 제도적인 한계는 있다"고 지적했다. 무엇보다 지방의회가 예산을 감액만 할 수 있고 증액은 할 수 없는 한계와 의회 사무처 인사권이 독립돼 있지 못한 것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허 의장은 "주민들이 의원을 선출해 놓고는 무관심하다 의원들의 부정적인 소식에만 관심 갖는 게 야속하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러면서도 의원들도 전문성과 성실성 키우기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그는 "의장석에서 보면 회의 도중 자리를 떠나는 의원들이 많은 게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