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銀 '블록딜'에 동양생명 급등…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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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인수설 기대로 7% 올라KB금융 자회사인 국민은행이 자사주를 처분하자 동양생명 주가가 급등했다. KB금융의 자금 확보로 동양생명 인수 · 합병(M&A) 가능성이 부각됐기 때문이다.
보고펀드 지분 묶여 M&A 희박
8일 유가증권시장에서 동양생명은 1050원(7.87%) 오른 1만4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한때 가격제한폭까지 오르기도 했다. '무거운 주식'으로 통하는 동양생명 주가가 뛴 것은 피인수설이 돌았기 때문이다. 어윤대 KB금융 회장은 최근 "비은행 부문을 강화하기 위해 가장 좋은 것은 생명보험사를 사는 것"이라며 생보사 인수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민은행은 이날 오전 자사주 3497만주(9.05%)를 해외 기관투자가에 매각했다. 주당 매각 가격은 전날 주가 5만3500원에 3.18%의 할인율이 적용된 5만1800원이다. 매각 대금은 1조8100억원 정도다. 국민은행은 2008년 9월 KB금융 출범 당시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과정에서 인수한 KB금융 자사주 19%를 관계법에 따라 9차례 거래를 통해 전량 처분했다.
이날 국민은행 자사주 블록딜 영향으로 외국인 순매수(1조7200억원)와 기관 순매도(1조5538억원) 물량이 각각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KB금융은 매각 대금으로 생보사 인수를 추진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KB금융이 눈독을 들일 만한 생보사로는 푸르덴셜,ING,AIA,라이나 등 외국계 보험사와 동양생명 녹십자생명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이 중 유일한 상장 업체인 동양생명 주가에 M&A 재료가 반영됐다는 풀이다. 하지만 KB금융이 동양생명을 인수할 가능성은 낮다. 동양생명의 지분 57%를 확보한 보고펀드가 2014년 말 이후에나 지분을 팔 수 있는 데다 이마저도 33% 이상의 지분에 대해 동양그룹이 우선매수권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예금보험공사도 이날 신한지주 보유 주식 매각을 완료했다. KB금융과 신한지주 간에는 희비가 엇갈렸다. KB금융은 자사주 매각에 따른 불확실성 해소로 500원(0.93%) 상승한 5만4000원에 마감했다. 반면 신한지주는 물량 부담 탓에 5만500원으로 1500원(2.88%) 떨어졌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