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지애·박세리·김미현이 미국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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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여자오픈 1라운드 '해프닝'제66회 US오픈에 출전한 한국 선수가 너무 많아서일까. 미국 LPGA투어와 USGA(미국골프협회) 홈페이지,중계 방송사인 ESPN 등이 한국 선수들의 국적을 엉망으로 표기하는 해프닝이 빚어졌다.
LPGA·USGA, 국적 잘못 표기
악천후로 25명만 경기 마쳐
미국 LPGA투어 인터넷 사이트는 8일(한국시간) 콜로라도주 콜로라도 스프링스의 브로드무어골프장 이스트코스(파71 · 7047야드)에서 시작된 1라운드 스코어를 생중계하는 과정에서 22명의 한국 선수 국적을 미국으로 바꿔 표기하는 실수를 범했다. 과거 선수 1~2명의 국적을 혼동하는 일은 있었으나 20명 넘게 틀린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다. US여자오픈에 출전한 한국 선수 가운데 재미교포 등을 제외한 순수 한국 국적의 선수는 총 36명이다. 그러나 LPGA투어 홈페이지는 박세리 김미현 신지애 김인경 한희원 지은희 박희영 이지영 이미나 안시현 이선화 서희경 등 21명의 이름 앞에 미국 국기를 표기했다. 일본에서 뛰고 있는 전미정은 일본 국기를 표기해 일본 선수라고 소개했다.
정상적으로 한국 국적을 나타낸 선수는 최나연 안선주 박인비 양희영 송아리 등 14명에 불과했다. LPGA는 첫날 하루 종일 이렇게 잘못된 표기를 그대로 뒀다가 밤늦게 고쳤다. 그러나 지금까지 LPGA는 이런 사태를 빚은 데 대해 아무런 해명조차 하지 않고 있다. 전미정은 여전히 일본 선수로 표기돼 있다.
US오픈을 주관하는 USGA '생중계 스코어링 페이지'는 한국 국적의 강지민을 미국으로 표기했다. LPGA 홈페이지도 강지민을 미국 선수로 표기했다. 스포츠 전문 채널인 ESPN도 생중계를 하는 도중 잘못된 국적을 방송했다. 아마추어로 출전한 김경 선수는 미국 국적이지만 TV에서는 한국으로 나왔다. 심지어 대만의 캔디 쿵을 한국 선수로 표기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1라운드는 천둥과 번개가 치면서 출전 선수 156명 가운데 25명의 선수만 18홀을 마치는 차질을 빚었다. 박인비(23)는 한 홀을 남기고 1언더파를 쳐 공동 3위에 올랐다. 크리스티 커(미국)는 세 홀을 남기고 2언더파,아마추어 에이미 앤더슨(미국)은 여섯 홀을 남기고 2언더파를 쳐 공동 선두에 자리했다.
최연소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노리는 청야니(대만)를 비롯 최나연(24),신지애(23),지난해 챔피언 폴라 크리머(미국) 등 우승후보들은 첫날 티오프조차 하지 못했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