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아틀란티스' 아듀…우주왕복선 러시아 독점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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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유스' 1인당 사용료 540억원미국의 우주왕복선 사업이 아틀란티스호를 끝으로 30년의 역사를 마감함에 따라 우주왕복선 사업의 패권은 러시아가 독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 항공우주국(NASA)은 앞으로 국제우주정거장(ISS)을 오갈 때마다 러시아의 1회용 소형 우주선 소유스를 1인당 5100만달러(약 540억원)를 내고 사용하게 된다. 미국이 우주왕복선을 한 번 발사하는 데에 드는 비용은 평균 4억5000만달러,최대 15억달러다. 소유스 발사 비용 3750만달러의 12배다. 최근 재정적자에 시름이 깊은 오바마 행정부로선 지난 30년간 2090억달러가 투입될 만큼 '돈 먹는 블랙홀'인 우주왕복선 프로그램이 부담일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미국이 우주왕복선 프로그램을 중단하게 된 이유기도 하다. 반복 사용이 가능한 반면 너무 비싼 미국 우주왕복선과의 경쟁에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러시아의 캡슐형 우주선이 승리한 셈이다.
러시아 연방우주청의 블라디미르 포포브킨 소장은 최근 러시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우주왕복선은 매우 값비싼 기쁨을 선사할 뿐"이라며 "경제적으로는 더 이상 가치가 없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유인 우주선에서 러시아가 독점적인 지위를 확보하면서 미국은 러시아의 결정에 끌려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벌써부터 사용료를 올리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러시아는 2004년 이후 승선료를 8차례 인상했다. NASA는 이미 2016년까지 소유스 왕복선 46개 좌석을 구매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다만 러시아의 독점은 그리 오래 가지 않을 것이라고 WSJ는 전망했다. NASA가 2016년 '우주택시'를 상용화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어서다. NASA는 상업용 우주선 프로그램 개발을 위해 지난 4월 5개 민간사업자에게 2억6930만달러를 지원했다.
정성택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