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벤처 꿈 키우는 '소셜펀딩' 뜬다

아이디어만 좋으면 SNS로 자금 조달

상품개발 일반인 참여 유도
소액후원 새 투자기법 관심
영화·음악 등 문화사업 활발
개인이나 신생기업이 멋진 제품이나 상품을 개발했는데 돈이 부족하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담보물이 부족해 은행에서 대출받기도 어렵고 벤처캐피털은 외면하고… 이런 경우 적합한 투자기법으로 '소셜펀딩(크라우드펀딩)'이 주목받고 있다. 미국 영국 등지에서는 4,5년 전에 등장해 자리를 잡아가고 있고 국내에서는 이제 막 태동단계다.

미국 킥스타터라는 소셜펀딩 사이트에는 최근 재미있는 상품이 올라왔다. 애플 MP3플레이어 아이팟나노에 줄을 달아 고급 손목시계로 바꿔주는 상품이다. MNML스튜디오의 스캇 윌슨이란 사람이 제품 생산에 필요한 자금 1만5000달러를 마련하기 위해 킥스타터에 올렸는데 트위터 등에서 소문이 나 9만4174달러나 모았다. 올 들어 국내에서도 소셜펀딩 중개업체들이 속속 등장했다. 소셜펀듀,텀블벅,디스이즈트루스토리 등이 대표적이다. 출범한 지 서너 달밖에 안돼 성공사례는 많지 않지만 눈길을 끄는 프로젝트가 늘고 있다. 영화 음악 등 문화상품이나 정보기술(IT) 신상품 관련 프로젝트가 대부분이다.

소셜펀듀의 경우 최근 2건의 소형 소셜펀딩에 성공했다. 인디밴드가 음반을 내기 위해 200만원을 목표로 소셜펀딩을 해 230만원을 모았고,'바다'란 영화를 제작한 독립영화사가 홍보를 겸해 300만원을 목표로 소셜펀딩을 해 성공했다. 소셜펀듀는 현재 사이트에 약 20개 프로젝트를 올려놓았고 30여개 프로젝트를 심사하고 있다.

대학생들이 3월 말 창업한 텀블벅 사이트에는 재미있는 프로젝트가 많이 올려져 있다. 송호준 씨가 올린 '열진공 챔버 프로젝트'의 경우 300만원을 목표로 펀딩을 시작해 마감일인 8일까지 총 62명이 314만원을 투자했다. 김아람 씨가 신청한 사진 전문 독립잡지 'BLINK 발행 프로젝트'의 경우 마감일을 닷새 앞둔 8일 현재 목표금액의 159%인 207만8000원을 모금했다. 투자자는 50명이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인터넷 분야 창업지원의 일환으로 소셜펀딩을 활용하기로 했다. 창업 아이디어를 공모해 20개 팀을 선정한 뒤 운영비를 지원하고 전문가들이 자문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한편 소셜펀딩 전문업체를 통해 일반인의 투자 또는 후원을 알선하기로 했다.

소셜펀딩은 모금 금액이 적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부담없이 수만원 내지 수십만원을 투자한다. 소셜펀딩 참가자들에겐 보상이 따른다. 투자나 후원 금액보다 가치가 큰 뭔가를 제공하는 게 관례다. 영화 프로젝트의 경우 자막에 후원자 이름을 넣어주는 경우도 있고 주연배우가 사인한 한정판 CD를 제공하거나 시사회에 초대하기도 한다.

소셜펀딩은 아직 초기 단계여서 신뢰 구축이 선결 과제다. 소셜펀딩 중개업체가 믿을 수 있는 프로젝트,성공 가능성이 큰 프로젝트를 엄선해 올려야 하고,소셜펀딩에 참여한 사람에겐 확실하게 보상이 이뤄져야 한다. 염재승 텀블벅 대표는 "크라우드펀딩(소셜펀딩)이 자리를 잡으려면 목표 달성 후 결제가 성사되는 후결제가 보편화돼야 한다"며 "다양한 프로젝트를 실현하고 알리는 데 좋은 수단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김광현 IT전문기자 khkim@hankyung.com

☞ 소셜펀딩

개인이나 신생기업이 사업 개요를 인터넷에 공개해 일반인의 투자를 받는 방식.영화 음반 등 문화상품이나 정보기술(IT) 신제품 분야에서 활발하다. 원래 용어는 크라우드 펀딩(crowd funding,군중모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