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고용 예상 뒤엎고 '침체의 늪'…더블딥 우려 다시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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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새 일자리 9개월來 최저미국의 6월 고용시장이 기대와 달리 여전히 극심한 침체를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남에 따라 더블딥(경기회복 후 재하강)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 것으로 보인다. 최근 단기 급등하며 서머랠리를 질주했던 글로벌 증시에도 제동이 걸릴 것으로 우려된다.
미 노동부가 8일 공개한 6월 비농업부문 신규 고용 수 1만8000건은 시장의 예상치를 완전히 벗어난 것이다. 당초 블룸버그통신은 85명의 이코노미스트를 대상으로 사전 설문조사한 결과 평균 10만5000명 증가로 예상됐다고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마켓워치 설문에서 평균 12만5000명 증가를,로이터통신 서베이에서는 12만5000~17만5000명 증가를 각각 예측했다. 특히 지난 7일 고용조사 업체 ADP가 집계한 6월 민간고용이 15만7000명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예상치 7만명을 2배 이상 웃돌면서 기대를 키웠다. 하지만 뚜껑을 열자 결과는 정반대로 나왔다. 8개월 만에 최저였던 지난 5월(2만5000명 증가)보다도 낮은 1만8000명에 그친 것이다. 6월 민간부문에서 새로 생겨난 일자리는 5만7000개였지만 정부 부문에서 3만9000개가 줄었다. 재정난에 시달리는 지방자치단체들이 감원을 계속함에 따라 정부 부문의 일자리는 23개월 연속 감소세를 나타냈다. 이로써 6월 실업률은 전월보다 0.1%포인트 상승한 9.2%를 기록했다. 지난 4월 9%대로 진입한 이후 3개월 연속 오름세를 지속했다.
마켓워치는 "6월 고용지표가 기대 이하로 나타남에 따라 최근 미국의 경기회복 둔화가 소프트패치(경기회복 중 일시적 정체)가 아니라 경기가 다시 침체 국면으로 접어드는 더블딥일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가 확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강한 회복세를 보였던 주요국 증시에도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미국 독일 영국 인도 등 선진증시와 이머징증시는 지난달 말 그리스 의회의 긴축안 통과로 유럽 재정위기가 한 고비를 넘기자 전날까지 4~6%대 상승률을 기록하며 반등세를 이어왔지만 조정국면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