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급등에 中경기 '근심'…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

6월 무역흑자 규모, 7개월 만에 최대치
미국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경기가 지지부진한 반면 중국 경기는 그나마 왕성하게 굴러가고 있다.

6월 중 소비자물가는 3년 만에 최고치,무역흑자는 7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올 들어 세 번이나 금리를 올렸지만 경기둔화 조짐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때문에 중국 정부가 추가로 금리를 올릴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중국의 6월 소비자물가는 식료품과 비식료품이 모두 가파르게 올랐다. 식료품 부문은 돼지고기 값이 폭등하면서 14.4%나 뛰었고, 비식료품 부문은 3% 상승해 2002년 통계를 잡기 시작한 이후 최고를 기록했다. 중국 정부는 물가 상승이 서민들의 생활고를 가중시키는 최대의 적이라고 보고, 물가를 잡기 위해 총력전을 펴고 있다. 원자바오(溫家寶) 총리는 여러 차례 인플레이션 위험을 경고하면서 물가 억제를 거시경제의 최우선 목표로 삼고 있다고 밝혔다.

때문에 전문가들 사이에선 하반기에 중국 정부가 추가적인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이란 견해가 우세하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13명의 경제전문가 중 8명이 중국 정부가 하반기에 한 차례 더 금리를 올릴 것으로 내다봤다. 추이융 GF증권 애널리스트는 "중국은 실질금리가 아직 마이너스 상태여서 돈을 가진 사람들은 저축을 하기보다는 부동산 등에 투자해 인플레를 부추기고 있다"며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하반기 중 한 차례 더 금리를 올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민은행은 그동안 물가를 잡기 위해 기준금리와 은행 지급준비율을 잇따라 올리며 시중에 풀린 돈을 회수해왔다. 지난 7일 인민은행은 올 들어 세 번째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다. 당시 금리 인상은 작년 10월 이후 5번째였다. 일각에서 중국의 추가적인 금리 인상이 산업생산을 지나치게 위축시키지 않을까 우려한다. 그러나 중국의 기업 투자가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는 등 성장기반이 탄탄해 급격한 경기둔화 가능성은 낮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견해다. 중국 경제는 올해 9%대 성장률을 무난히 달성할 것이란 게 중론이다.

월드뱅크는 최근 올해 중국 경제 성장률을 9.3%로 전망하면서 "중국 정부는 아직도 추가적인 긴축정책을 단행할 수 있는 여유가 있다"고 지적했다. 둥타오 크레디트스위스 애널리스트는 "중국 정부는 향후 1년간은 긴축 통화정책을 유지할 것으로 본다"며 "그렇지만 중국 경제가 경착륙할 확률은 20% 정도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베이징=김태완 특파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