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로드, 홈쇼핑 3사에 골프장 회원권 '강매'

티브로드홀딩스가 GS홈쇼핑, 현대홈쇼핑, 우리홈쇼핑(롯데홈쇼핑)에 계열사 골프장에 대한 사전투자와 회원권을 강매한 점이 드러났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1일 유선방송사업자인 티브로드홀딩스의 3개 홈쇼핑사에 대한 거래상지위남용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42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티브로드홀딩스는 홈쇼핑사들에게 계열사가 추진중인 골프장 건설에 강제로 투자하도록 했다. 또 미완성된 골프장의 회원권을 강제로 판매했다. 티브로드홀딩스는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로서 채널편성권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인 홈쇼핑사들에게 이 같은 지위를 남용해 계열사를 지원한 셈이다.

티브로드홀딩스는 2007년 8월~2008년 11월 기간동안 거래관계에 있는 3개 홈쇼핑사에게 자신의 계열사인 동림관광개발이 춘천에 건설 예정인 골프장에 사전투자할 것을 강제했다. 3개 홈쇼핑사들은 동림CC 골프장에 다음과 같이 각각 22억원씩 사전 투자했다.

사전투자 약정조건도 있었다. 투자기간 동안 연 5.22%의 수익금과 함께 사전투자금을 상환받거나 공개분양에서 미달되는 경우 회원권을 우선취득하는 것 중 하나를 선택하는 것이었다.실제 동림관광개발은 2009년 12월 회원권을 공개모집했지만 미분양됐다. 홈쇼핑사들은 티브로드와의 거래관계를 고려해 회원권을 취득했다. 홈쇼핑사들은 2008년 7월께부터 하락한 골프장 회원권 가격이 회복되지 않은 상황에서 연 5.22%의 수익금을 포기했고 미완공상태의 골프장 회원권을 취득했다.

이 같은 배경에는 태광그룹이 있었다. 동림관광개발은 태광그룹 오너(이호진) 일가가 지분을 100% 보유한 자회사다. 2008년 춘천에 골프장 건설을 추진하면서 자금이 필요했으나 자금조달이 수월하지 못했다.

이에 따라 태광그룹은 계열사(태광산업, 티브로드기남방송, 티브로드홀딩스 등)를 포함해 가능한 모든 거래처를 대상으로 건설예정인 동림CC회원권에 대해 사전 투자하는 형식으로 골프장 건설 자금 조달을 추진했다.공정위 관계자는 "이번 사건은 태광 계열사인 티브로드가 오너일가 소유 계열사의 골프장 건설자금을 지원하기 위해 자신과 거래관계에 있는 홈쇼핑사들까지 동원한 사례"라며 "계열사를 지원하기 위해 자신의 거래상지위를 부당하게 이용한 불법행위를 적발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도 플랫폼사업자가 방송프로그램 등 콘텐츠 공급자에 대해 거래상지위를 남용하는 행위에 대해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겠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김하나 기자 ha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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