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 뜨거운' 증권사 보고서…계열사ㆍ투자사 주식 "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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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뜨거운 증권사 보고서가 투자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증권사가 자신들이 속한 그룹 계열사나 같이 투자한 회사 주식을 사라는 식이다. '매도' 보고서를 사실상 쓰지 못하는 상황에서 증권사의 이같은 '측면 지원용' 보고서가 빈발해 스스로 신뢰를 잃고 있다는 지적이다. SK증권은 11일 SK텔레콤이 하이닉스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것과 관련, "사업 다각화가 좋은 선택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통신 업종 베스트 애널리스트 출신인 이동섭 SK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이날 직접 보고서를 통해 "정부 규제와 매출성장 정체 등으로 소외됐던 통신 대표주가 대규모 현금흐름과 M&A(인수ㆍ합병)를 통한 사업 다각화의 가능성을 열고 있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라고 밝혔다.
대부분의 증권사들이 SK텔레콤의 하이닉스 인수를 부정적으로 평가한 것과는 사뭇 다른 분석이다. 이날 한국ㆍKBㆍ동양ㆍ골드만삭스 등 국내외 증권사들은 시너지 효과에 의문을 제기하며 이번 M&A에 회의감을 나타냈다. 대신증권의 경우 SK텔레콤의 목표주가까지 내렸다.SK텔레콤의 하이닉스 인수에 대한 평가는 다양하게 나올수 있다. SK증권 뿐 아니라 KTB투자증권도 "잃는 것보다 얻는 게 더 많을 수 있다"며 드물게 SK텔레콤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계열사가 직접 나서 이번 이슈에 코멘트를 하는 것은 부적절했다는 지적이 많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단순히 계열사니까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일은 아주 많지 않다"면서도 "하지만 이번 경우(SK텔레콤의 하이닉스 인수)는 계열 증권사가 나서는 게 모양새가 좋지 않다. 주가가 말해 주지 않으냐"고 반문했다. 실제 SK텔레콤 주가는 닷새째 약세를 이어가며, 이날 오후 2시 44분 현재 3% 가량 하락 중이다.
이 증권사는 지난 5월말에도 SK텔레콤이 분사 계획을 밝히자 "긍정적 변화의 시작"이라며 호평했었다. 반면 삼성ㆍ유진ㆍHMC 등 상당수 증권사들은 분사 영향이 '제한적' 이라며 중립적 의견을 내 대조를 이뤘었다.SK증권은 이전에도 이슈가 있을 때마다 계열사를 지원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달 27일 골드만삭스가 SK C&C의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내리고 "주가상승으로 더 오를 여력이 없다"고 평가하자 SK증권은 이튿날인 28일 곧바로 보고서를 내고 "SK C&C의 모바일 솔루션 사업이 호조를 보이고 있다"며 목표주가를 오히려 올렸다.
골드만삭스 보고서 탓에 SK C&C 주가가 하루만에 9% 가까이 급락하자 계열 증권사가 나서 방어한 모양새였다.
관계사에 대한 지원 사격은 비단 SK증권만의 문제는 아니다. 상장사를 계열사로 둔 상당수 증권사는 대부분 자유로울 수 없다. 하이투자증권과 한화증권은 관계사인 현대중공업과 대한생명 투자의견을 '매수'로 제시하고 있기도 했다. 직접적 지분 관계가 없어 의견을 내는데 제약이 없어서다. 미래에셋증권은 최근 미래에셋PEF(사모전문투자)와 컨소시엄을 이뤄 미국 골프용품 업체 아큐시네트를 인수한 휠라코리아에 대해 "중국 골프시장의 성장을 흡수할 것"이라며 간접적으로 아큐시네트에 대한 의견을 내기도 했다.
금융투자협회 관계자는 "해당 기업 지분을 5% 이상 보유하는 등 직접적 이해관계만 없으면 증권사가 자유롭게 기업 보고서를 낼 수 있다"며 "최근 추세는 규제를 최소화하는 하는 대신, 이해관계가 있으면 그 내용을 자세히 밝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안재광 기자
증권사가 자신들이 속한 그룹 계열사나 같이 투자한 회사 주식을 사라는 식이다. '매도' 보고서를 사실상 쓰지 못하는 상황에서 증권사의 이같은 '측면 지원용' 보고서가 빈발해 스스로 신뢰를 잃고 있다는 지적이다. SK증권은 11일 SK텔레콤이 하이닉스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것과 관련, "사업 다각화가 좋은 선택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통신 업종 베스트 애널리스트 출신인 이동섭 SK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이날 직접 보고서를 통해 "정부 규제와 매출성장 정체 등으로 소외됐던 통신 대표주가 대규모 현금흐름과 M&A(인수ㆍ합병)를 통한 사업 다각화의 가능성을 열고 있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라고 밝혔다.
대부분의 증권사들이 SK텔레콤의 하이닉스 인수를 부정적으로 평가한 것과는 사뭇 다른 분석이다. 이날 한국ㆍKBㆍ동양ㆍ골드만삭스 등 국내외 증권사들은 시너지 효과에 의문을 제기하며 이번 M&A에 회의감을 나타냈다. 대신증권의 경우 SK텔레콤의 목표주가까지 내렸다.SK텔레콤의 하이닉스 인수에 대한 평가는 다양하게 나올수 있다. SK증권 뿐 아니라 KTB투자증권도 "잃는 것보다 얻는 게 더 많을 수 있다"며 드물게 SK텔레콤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계열사가 직접 나서 이번 이슈에 코멘트를 하는 것은 부적절했다는 지적이 많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단순히 계열사니까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일은 아주 많지 않다"면서도 "하지만 이번 경우(SK텔레콤의 하이닉스 인수)는 계열 증권사가 나서는 게 모양새가 좋지 않다. 주가가 말해 주지 않으냐"고 반문했다. 실제 SK텔레콤 주가는 닷새째 약세를 이어가며, 이날 오후 2시 44분 현재 3% 가량 하락 중이다.
이 증권사는 지난 5월말에도 SK텔레콤이 분사 계획을 밝히자 "긍정적 변화의 시작"이라며 호평했었다. 반면 삼성ㆍ유진ㆍHMC 등 상당수 증권사들은 분사 영향이 '제한적' 이라며 중립적 의견을 내 대조를 이뤘었다.SK증권은 이전에도 이슈가 있을 때마다 계열사를 지원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달 27일 골드만삭스가 SK C&C의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내리고 "주가상승으로 더 오를 여력이 없다"고 평가하자 SK증권은 이튿날인 28일 곧바로 보고서를 내고 "SK C&C의 모바일 솔루션 사업이 호조를 보이고 있다"며 목표주가를 오히려 올렸다.
골드만삭스 보고서 탓에 SK C&C 주가가 하루만에 9% 가까이 급락하자 계열 증권사가 나서 방어한 모양새였다.
관계사에 대한 지원 사격은 비단 SK증권만의 문제는 아니다. 상장사를 계열사로 둔 상당수 증권사는 대부분 자유로울 수 없다. 하이투자증권과 한화증권은 관계사인 현대중공업과 대한생명 투자의견을 '매수'로 제시하고 있기도 했다. 직접적 지분 관계가 없어 의견을 내는데 제약이 없어서다. 미래에셋증권은 최근 미래에셋PEF(사모전문투자)와 컨소시엄을 이뤄 미국 골프용품 업체 아큐시네트를 인수한 휠라코리아에 대해 "중국 골프시장의 성장을 흡수할 것"이라며 간접적으로 아큐시네트에 대한 의견을 내기도 했다.
금융투자협회 관계자는 "해당 기업 지분을 5% 이상 보유하는 등 직접적 이해관계만 없으면 증권사가 자유롭게 기업 보고서를 낼 수 있다"며 "최근 추세는 규제를 최소화하는 하는 대신, 이해관계가 있으면 그 내용을 자세히 밝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안재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