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연구진, 휘어지고 전도율 높은 투명전극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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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진이 휘어지면서 전기도 잘 통하는 투명 전극 개발에 성공했다. 자유롭게 휘는 플렉서블(flexible) 디스플레이, 태양전지, LED(발광다이오드) 등에 널리 쓰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김태근 고려대 전기전자전파공학부 교수 연구팀이 미국 에임즈 연구소와 함께 금(Au)을 격자무늬(grid) 또는 기둥 모양으로 '폴리머(비닐 등 투명 고분자물질)'에 매우 얇게 덧붙인 투명 전극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고 11일 밝혔다.디스플레이 소자 등에 전류를 전달하기 위해서는 전극이 필요하다. 하지만 금속 재료의 전극을 그대로 적용하면 전기가 빛으로 변환되는 과정에서 금속 전극이 빛을 흡수하기 때문에 효율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빛의 발산을 방해하지 않는 투명한 전극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연구팀은 진공 증착 방식을 통해 금을 마이크로미터(㎛·100만분의 1m)급 수준으로 매우 얇게 격자무늬 또는 기둥 모양으로 폴리머에 붙이는 대신, 부착된 금의 높이를 키워 전도율을 개선했다.
이렇게 제작된 투명 전극은 파장이 400나노미터(㎚·10억분의 1m)로 짧은 대역의 빛도 74%나 통과시키는 것으로 확인됐다.연구팀은 앞으로 파장이 짧은 빛인 자외선을 이용한 LED 개발 가능성을 제시했다고 연구의의를 설명했다.
김태근 교수는 "그동안 인듐주석산화물(ITO)은 평면 TV나 LED 또는 태양전지 등에서 투명 전극 소재로 사용됐지만 잘 부서지는 등의 단점이 있었다"며 "이번에 개발된 투명 전극은 ITO의 문제를 해결하면서 전기전도율이나 빛의 투과율 등도 더 뛰어나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재료과학기술 분야의 권위 있는 학술지인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즈(Advanced Materials)' 6월3일자에 게재됐다.한경닷컴 김동훈 기자 d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