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RONG KOREA] (2) 공학 기술+창의력+다양한 경험…"工大가 달라졌어요"

● 과학·기술 인재 10만명 키우자
공학교육 혁신 중 - (2) 융합형 인재 양성

공대생에게 경영학 역사학 문학 등 다양한 학문을 가르치는 것은 공학기술에 창의력을 더한 융 · 복합형 인재를 길러내기 위해서다. 세계 최고 기업인 제너럴일렉트릭(GE)은 이런 학생을 'T'자형 인재라고 부른다. 알파벳 대문자 'T'의 모양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자신의 전공 분야에선 숫자 '1'처럼 깊은 지식을 갖고 있으면서 다른 분야에서도 한자 '一(일)'처럼 폭넓은 경험과 교양을 갖췄다는 뜻이다.

그러나 지식과 교양만으론 이 시대가 원하는 진정한 인재상으로는 부족하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은 "현대 사회는 여러 사람들이 모여 하나의 작품을 만들어가는 시대"라며 "보유한 지식을 타인과 공유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T자 두 개 사이에 '一'자를 하나 더한 'A'자형 인재를 공학도가 지향해야 할 인재상으로 꼽았다. 김영길 한동대 총장은 '工(공)'자형 인재를 제시했다. 아래 획은 기초가 되는 정직성과 인품,가운데 획은 깊이있는 지식,위 획은 세계로 나아가는 지향성을 뜻한다. 이들이 제시하는 인재상은 앞으로의 교육이 지성과 도덕성을 통합해 개발하는 전인교육을 지향해야 할 것임을 시사한다. 학제 · 학문 간 장벽을 넘어 창의적인 사고를 하는 교육이 돼야 한다는 얘기다. 이를 위해 공학 커리큘럼을 혁신하는 것은 기본이다. 대학들은 이를 위해 캡스톤 디자인(창의적 공학설계)을 채택하고 융합전공과정을 잇따라 개설하고 있다.

공학교육을 획기적으로 바꾸기 위해선 정부의 대학평가방식을 먼저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민철구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정부의 대학 평가는 연구 중심으로 쏠린 측면이 있다"며 "학생들이 얼마나 폭넓고 깊은 교육을 받았는지로 대학을 평가하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진단했다.

공학도의 실수요자인 기업의 협조도 필수적이다. 송성진 성균관대 공학교육혁신센터장은 "기업이 필요한 기술을 대학에 알려주고.대학은 기업의 지원으로 이를 개발하는 게 바람직한 산학협력 모델"이라며 "공대생들은 현장 경험과 소통 기술을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조율래 교육과학기술부 연구개발정책실장은 "기업에선 학점이 좋은 학생과 인성교육이 잘된 학생 중 어느 쪽을 뽑을지 잘 판단해야 한다"며 "학점이 좋지 않더라도 어려운 과목을 많이 수강한 학생은 재교육 비용이 덜 들어간다는 점에서 시장논리에 오히려 부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