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6회 US여자오픈 유소연 우승] "내일 와서 남은 두 홀 치세요" 경기 운영은 '엉망'

선수들 대기시간만 15시간
메이저대회 US오픈을 111년간 치르고 US여자오픈을 66년간 운영해온 미국골프협회(USGA)가 대회 운영에 미숙함을 드러냈다.

USGA는 US여자오픈이 사흘이 지나도록 2라운드 밖에 소화하지 못하자 일요일인 10일(현지시간) 3,4라운드를 함께 펼치기로 하고 선수들을 오전 6시45분부터 내보냈다. 오전에 3라운드를 마치자마자 성적에 따라 다시 조편성을 하지 않고 바로 4라운드에 들어가도록 하는 묘안까지 짜냈다. 하지만 4라운드가 진행 중이던 오후 3시18분 먹구름이 끼고 번개가 치자 또 경기를 중단시켰다. 선수들이나 갤러리들은 잔여홀 경기가 월요일로 순연될 것으로 예상했다. 대부분의 갤러리들이 자리를 떴다.

그러나 USGA는 2시간이 지난 오후 5시20분쯤 구름이 걷히자 선수들에게 몸을 풀도록 지시했고 30여분 뒤인 오후 5시54분에 경기를 속개했다. 2시간 남짓 경기가 진행된 뒤 해가 지면서 더 이상 경기 진행이 어려워졌다. 외신들은 "어차피 모든 선수가 경기를 끝내지도 못할 상황에서 오후 늦게 경기를 재개한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비난했다.

경기를 마치지 못한 30명의 선수들은 이날 새벽부터 거의 15시간 넘게 골프장에서 지칠 대로 지친 몸을 이끌고 고생하다 경기장을 떠났다. 다음날 오전 8시(한국시간 11일 밤 11시) 다시 골프장으로 나와 남은 1~5개홀을 마무리지었다. 이번 대회 기간에 기상 악화로 총 5차례 대회가 중단됐다. 대기 시간은 모두 15시간이었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