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주식 32조원 사들인 '의문의 투자자' 정체는 中국부펀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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닛산ㆍ캐논 등 집중 매수…대주주 서열 8위로 급부상'OD05옴니버스'라는 정체가 드러나지 않은 펀드가 최근 6개월간 일본 주요 기업의 주식을 집중적으로 사들여 누적 투자액이 30조원을 넘어서는 것으로 집계됐다.
주식 보유금액 측면에서 일본 상장 기업의 대주주 가운데 여덟 번째로 많은 수준이다. 'OD05'펀드는 중국 국부펀드로 추정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 자회사인 '닛케이 베리타스'가 10일 일본 상장기업의 대주주 명단을 토대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OD05'가 최근 6개월간 사들인 일본 주요 기업의 주식은 5500억엔(7조1500억원)에 달한다. 이 기간 동안 'OD05'가 사들인 주식은 닛산(352억엔) 미쓰비시UFJ(270억엔) 캐논(209억엔) 등이다.
이로 인해 'OD05'가 보유 중인 전체 일본 상장기업 주식 보유액은 총 2조5300억엔(32조9000억원) 수준으로 불어난 것으로 추정됐다. 일본 상장기업의 주식을 많이 보유한 순으로 줄을 세우면 일본생명 NTT도코모 도요타자동차 등에 이어 8위에 해당하는 규모다. 일본 주식시장의 '큰손'으로 급부상하긴 했지만 아직 'OD05'의 정체는 베일에 쌓여 있다. 각 회사에 대한 투자비율을 5% 이하로 유지하고 있어 '실명 공개' 의무가 없기 때문이다.
일본 증권가에서는 'OD05' 자금이 중국 국부펀드인 '중국투자공사(CIC)'로부터 나오는 것이라고 보고 있다. 앞서 중국 자금이 일본에서 지난해 주식이나 채권을 매입한 금액은 총 21조3000억엔으로 전년보다 27배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도쿄=안재석 특파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