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처럼 문 닫는 거 아니죠"…SC제일銀 고객 '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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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3개 영업점 일시 폐쇄
3주째 노조 파업…금융사고 발생 가능성
"혹시 저축은행처럼 문 닫는 것 아닌가 해서 달려왔어요. "
서울 북아현3동에 사는 안정숙 씨(56)는 11일 오전 10시께 셔터가 내려진 SC제일은행 북아현지점을 찾았다. "언론에서 SC제일은행이 영업점을 폐쇄한다기에 걱정이 돼서 얼른 뛰어온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입출금 자동화기기(ATM) 앞에서 안내를 담당하고 있던 SC제일은행 직원에게 은행에 뭔가 큰일이 난 게 아닌지 묻고 또 물었다. ◆"금융회사 못 믿겠다" 분개
SC제일은행 노조의 파업이 3주째 접어들면서 은행 측은 392개 영업점 중 43곳을 이날부터 일시 폐쇄했다. 서울에선 북아현점을 비롯해 압구정역점 개포동역점 방배점 등 33곳,경기에선 김포신도시역점 동판교역점 등 7곳,부산에선 영도 · 광안동점 2곳,대구에선 내당동점 1곳이 셔터를 내렸다. 파업으로 인한 대량 영업점 폐쇄는 2004년 한미은행이 미국 씨티그룹에 인수될 때 이후 7년 만에 처음이다. 파업이 해결될 때까지 무기한이다.
시민들의 '금융 불신'은 한층 깊어지게 됐다. "수시로 문을 내리고 영업을 했다 안 했다 하는 게 무슨 금융회사냐"는 것이다. 이날 서울 서여의도 지점을 찾은 홍모씨(57)도 "저축은행처럼 되는 것 아니냐"며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사고 위험 커져"…금감원 '긴장'
이날 SC제일은행 북아현지점 근무자는 총 4명이었다. 지점장,창구직원,본부 파견자,청원경찰 등 각 1명이었다. 평소에는 창구직원 3명,영업직원 4명 등 총 10명 규모였다가 쪼그라든 것이다.
금감원은 SC제일은행 본점과 일부 영업점에 검사역을 파견해 금융사고 발생 여부 등을 점검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소수 인력으로 운영하는 점포의 경우 내부 통제가 취약해 금융사고 우려가 있다"며 "창구에서 고객불편이 발생하는지 여부도 중점적으로 점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