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 복잡한데…'공모주 펀드' 투자할까

대기업 계열사 줄이어 상장 대기…개인보다 물량확보 유리
단기 고수익 기대는 금물
그동안 상장을 미뤄왔던 대기업 계열사와 우량 중견 기업들이 하반기 기업공개(IPO)에 나설 것으로 알려지면서 공모주 시장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

12일 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을 합쳐 총 60~70개의 기업이 올 하반기 신규 상장을 추진 중이다. 30여개 기업이 공모 청약을 받았던 상반기의 두 배가 넘는 규모다. 특히 삼성SDS,삼성석유화학,LG CNS,GS리테일,CJ헬로비전,포스코건설 등 대기업 계열사가 대거 신규 상장을 추진하면서 투자자들의 기대를 키우고 있다.

전문가들은 복잡한 청약 조건과 비상장 기업에 대한 정보 부족으로 개인이 직접 공모주에 투자하기가 쉽지 않은 만큼 공모주펀드를 통한 투자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공모주펀드는 펀드의 자산 대부분을 채권에 투자하면서 공모주 투자를 병행해 추가 수익을 올린다. 이국희 미래에셋증권 상품기획팀 연구원은 "공모주펀드는 기관투자가 자격으로 공모주 청약에 참여하기 때문에 개인투자자보다 물량 확보에서 유리하다"며 "아무리 좋은 기업이라도 청약 경쟁률이 높으면 개인들은 적은 수량의 공모주를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복잡한 과정을 펀드매니저가 대신해준다는 것도 장점이다. 이 연구원은 "개인이 비상장 기업을 분석하기란 쉽지 않고,또 직접 공모주를 청약받기 위해선 청약증거금이나 거래 실적 등 증권사마다 복잡하게 정해놓은 청약자격 요건을 따져봐야 한다"고 주문했다.

다만 공모주펀드를 '단기 고수익 상품'으로 이해해서는 안 된다. 공모주에 대한 투자 기회가 항상 있는 것은 아니며 공모에 참여하지 않는 기간에는 국공채 등 채권에 주로 투자하기 때문에 과도한 수익을 기대해선 안 된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공모주펀드는 자산의 70~90%는 안정적인 채권에 투자하고 공모주 등 주식에는 10~30%를 투자하고 있다.

또 공모주 투자시기와 종목을 잘 선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배성진 현대증권 연구원은 "상장 후 주가가 흐름이 나빴던 삼성생명처럼 대형 우량주가 상장한다고 꼭 수익률이 좋게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며 "상장할 때의 증시 환경 등 여러 요인이 공모주의 성과를 결정하는 만큼 대기업 계열사가 상장한다고 무조건 긍정적으로 봐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실제 주요 공모주들의 최근 성과는 부진한 편이다. '메리츠세이프밸런스' 펀드만이 연초 이후 18.1%의 고수익을 올리고 있을 뿐 다른 공모주펀드는 1~4%대의 수익을 거두고 있다.

상반기 신규 상장 기업 수가 적어 투자 기회가 많지 않았고 상장된 공모주들도 증시 환경 악화로 절반 이상이 공모가 이하로 주가가 떨어진 탓이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