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사법재판소 "이베이도 '짝퉁판매' 책임있다"

[0730]이베이를 비롯해 유럽에서 활동하는 오픈마켓 운영자들이 ‘짝퉁’(위조상품)이 판매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이를 눈감아주는 경우 법적 책임이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오픈마켓은 판매자들이 직접 제품을 온라인상에 등록,소비자들에게 판매할 수 있도록 중개해주는 온라인몰이다.

13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유럽연합(EU)의 최고법원에 해당하는 유럽사법재판소는 12일 이베이가 현재 온라인몰에서 판매되는 제품의 정보를 알고 있는 경우,또 온라인몰에서 판매되는 상품이 불법 제품이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이 제품을 삭제하거나 판매를 하지 못하도록 하는 데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경우 법적 책임을 면할 수 없다는 판결을 내렸다.

이는 세계 최대 화장품 회사인 로레알이 제기한 소송에서 유통사 대신 제조사인 로레알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로레알은 2007년 이베이가 위조상품 판매를 방관하고 있다고 이베이에 이의를 제기했으나 이베이에서 돌아온 답변이 만족스럽지 않자 영국 법원에 이베이도 책임을 져야 한다며 소송을 제기했다.이에 영국최고법원은 상급 법원인 유럽사법재판소에 이를 명확히 해달라고 요청했다.

유럽사법재판소 측은 “EU의 상표법은 EU에 가입하지 않은 국가에서 위조 상품이 EU 소비자들에게 팔릴 때도 적용된다”며 “예를 들어 이베이 사용자들이 로레알의 향수나 화장품 샘플을 무료로 나눠주거나 상품의 포장을 없앤 뒤 판매하는 것도 잠재적인 침해에 속한다”고 설명했다.또 “각 국가의 법원은 오픈마켓 운영자에게 지적재산권을 침해하는 제품을 없애고 향후 이런 지적재산권 침해를 막기 위해 조치를 취하라고 명령을 내릴 수 있다”고 정했다.다만 판매자들이 오픈마켓에 실제 상표와 동일한 그림만 전시해놓은 경우에는 법적 책임을 지지 않는다고 예외 규정을 뒀다.

로레알은 “짝퉁 브랜드의 확산과 이의 인터넷 판매에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고 말했다.스테판 크라프첵 이베이유럽 수석이사는 “온라인셀러들에게 활동 영역을 제공하고 건설적인 파트너십을 구축할 것”이라고 대답했다.

강유현 기자 y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