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의눈] 'QE3' 증시 구원투수 되나…시장에선 "글쎄"

지난달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3차 양적완화(QE3) 조치 가능성에 대한 논의가 진행됐다는 소식에 그 실현 가능성과 증시 영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내 증시 전문가들은 미국 실업률과 주택시장 개선 속도가 느려 추가 부양 조치에 대한 입장이 고개를 들고 있지만 실제 이행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다고 전망했다.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12일(현지시간) 공개한 6월 FOMC 의사록에 따르면 일부 위원들은 경기회복 속도가 지나치게 느려 실업률을 낮출 수 없는 상태가 지속된다면 추가로 경기부양책을 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다른 일부 위원들은 인플레이션의 위험이 커지고 있기 때문에 지금까지 시행한 경기부양적인 통화정책들을 좀 더 빨리 거둬들여야 한다는 견해를 내놨다.

증권업계에선 현 시점에서 QE3 조치가 시행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김성봉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QE1, QE2를 통해 미국 경제가 완만히 회복되는 단계에 진입했지만 그 주체는 제조업과 수출 등 기업"이라며 "QE3를 시행하더라도 미국의 고용, 부동산 가격 등이 단기에 돌아서기는 어렵다는 점 등에 비춰 QE3가 시행될 가능성은 낮다"고 예상했다.

송창성 한양증권 연구원은 "미국 연방정부 부채 문제가 심각한 상황이기 때문에 디폴트(채무불이행) 우려가 불거질 경우 추가 양적완화 조치에 힘을 얻을 수는 있다"면서도 "이런 가능성이 낮기 때문에 정황상 QE3가 시행되지 않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현재는 QE3 시행 시기로 적절치 않다는 분석도 나왔다.김정훈 한국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QE3가 시행된다고 가정하면 시기와 방식이 중요하다"면서 "중국의 긴축 기조가 3분기에 고점을 찍고 안정화될 전망이고, 미국도 3분기 이후 고용 지표들이 회복 조짐을 보일 것으로 기대되고 있기 때문에 현 시점에서 QE3 시행은 적절치 않은 시기"라고 진단했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재정위기 등으로 추가적으로 경제 상황이 악화될 경우 QE3 시행이 가능하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되레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김정훈 팀장은 "전략비축유 방출 등 양적완화 외에도 경기 회복을 위한 다른 카드가 있다는 점을 이미 미국 정부가 비춘 상황"이라며 "QE3를 시행할 경우 유동성을 풀지 않는 이상 이번 경기회복이 힘들다는 공공연한 확인으로 비춰질 수 있어 증시가 단기적으로 오른 후 오히려 하락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다만 QE3 논의가 유로존 재정위기 확대 우려로 위축된 투자심리에 긍정적인 영향은 미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김성봉 팀장은 "투자심리가 부정적인 상황에서 정책적인 노력이 뒤따라주길 바라는 게 시장의 심리"라며 "QE3가 시행될 가능성이 높지 않지만 논의 자체가 투자심리 안정에는 도움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경닷컴 오정민·김효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