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현의 IT 집중분석] "굿바이 익스플로러6"…MS도 퇴출에 동참

IE가 92%…기형적으로 높아
보안 취약한 IE6도 17%

정부·업계, 퇴출 캠페인
포털, 내년부터 지원 중단

한국은 '브라우저 갈라파고스'에 계속 머물 것인가. 세계적으로는 인터넷 익스플로러의 점유율이 40%대로 떨어지고 파이어폭스와 크롬의 점유율이 20%대로 올라 '브라우저 3강체제'가 구축된 반면 국내에서는 익스플로러 점유율이 90%대에서 고공비행을 계속하고 있다. 특히 나온 지 10년 된 익스플로러6 비중이 17%나 돼 웹 발전을 가로막고 있다. '갈라파고스'는 남태평양의 외딴 섬으로 세계 조류와 다르게 움직이는 한국 브라우저의 실상을 설명할 때 자주 쓰는 용어다.

◆웹 표준 못 따라가는 브라우저시장조사기업 스탯카운터가 분석한 브라우저 점유율을 보면 인터넷 익스플로러의 글로벌 점유율은 지난달 43.6%에 머문 반면 한국에서는 2배가 넘는 92.6%를 기록했다. 익스플로러와 함께 '3대 브라우저'로 불리는 파이어폭스와 크롬의 글로벌 점유율도 각각 28.3%와 20.7%에 달했으나 한국은 2.2%와 4.2%에 그쳤다.

특히 '골동품 브라우저'로 불리는 인터넷 익스플로러6(IE6)의 점유율이 높은 게 문제다. 세계적으로는 3.7%에 불과한데 한국에서는 17.7%나 된다.

익스플로러6는 다음달이면 나온 지 10년이 되는 낡은 브라우저로 업그레이드된 웹 표준 기술이 반영되지 않아 웹사이트에서 글자가 깨지는 등 많은 문제가 발생한다. 때문에 구글 유튜브 등은 더 이상 지원하지 않고 있다. 웹사이트나 프로그램을 개발할 때도 익스플로러6 때문에 별도의 작업을 해야 해 시간과 비용 낭비도 심하다. 네이버가 익스플로러6 지원에 투입하는 돈만 연간 1000억원이 넘는다. 익스플로러6는 보안에도 취약하다. 보안 패치가 자동으로 업그레이드되지 않아 악성코드 감염 경로로 악용되기 일쑤다. 해커들은 익스플로러6의 취약점을 악용해 사용자 컴퓨터를 좀비 PC로 만들어 원격조종하기도 한다.

◆정부 · 업계,브라우저 전환 캠페인

이에 따라 정부와 인터넷 업계는 브라우저 전환 캠페인을 벌여나갈 계획이다. 방송통신위원회는 14일부터 연말까지 네이버 다음 네이트 등 3대 포털,한국인터넷진흥원,한국인터넷기업협회,한국인터넷전문가협회와 함께 브라우저 다양화 및 익스플로러6 퇴출 캠페인을 벌이기로 했다. 이 캠페인에는 인터넷 익스플로러 개발사인 마이크로소프트도 참여한다.

방통위와 포털 3사,마이크로소프트 등은 캠페인을 시작하면서 '익스플로러6 퇴출 공동선언문'을 발표했다. 연말까지 익스플로러6 점유율을 10% 밑으로 낮추고 내년 1월1일부터는 익스플로러6 지원을 중단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방통위는 캠페인이 끝나면 익스플로러6 지원에 들어가는 개발비를 30% 절감할 수 있다고 밝혔다.

김광현 IT전문기자 kh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