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든챔피언 中企 키우겠다"…은행들도 속속 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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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수출입銀 이어 국민銀도 지원 발표…요건 충족 기업 적어 중복 선정 부작용도우량 중소기업을 선정해 대출금리를 낮춰주고 각종 컨설팅 등으로 지원하는 '히든챔피언' 사업에 금융회사들이 잇달아 뛰어들고 있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 정부부처 공공기관 등이 운영하는 유망 중소기업 육성 프로그램은 6~7개에 이른다. 이름도 대부분 '히든챔피언' 혹은 '히든스타' 등으로 비슷하다. 수출입은행(한국형 히든챔피언),지식경제부(월드클래스 300),한국거래소(KRX 히든챔피언),기업은행(수출중소기업 육성 프로그램),정책금융공사(프론티어 챔프) 등이다. 국민은행도 이 날 'KB 히든스타 500'프로그램 2차 지원업체 34곳을 발표했다. 이들이 지원하겠다는 중소기업 수를 다 합하면 2000곳이 넘는다.
◆유사 프로그램 우후죽순
이 같은 프로그램들이 대거 등장한 계기는 2008년 헤르만 지몬 독일 마인츠대 교수가 펴낸 책 '히든챔피언' 때문이다. 혁신을 통해 세계 경쟁력을 갖고 강소기업으로 성장한 회사들을 일컫는 말이다. 이 프로그램들은 대부분 △낮은 대출금리 △사업 컨설팅 △바이어 매칭 프로그램 등을 제공한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육성 대상으로 선정된 기업에는 금융회사와 연계해 통상 대출금리보다 최대 2%포인트가량 금리를 낮춰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비슷한 프로그램이 난립하다 보니 지원기관 간 경쟁도 적잖이 벌어진다.
한 중소기업 관계자는 "각 프로그램 담당자들이 서로 찾아와 우리 프로그램이 좋다고 하는 바람에 곤란한 상황에 처하기도 했다"며 "우리야 여러 곳에서 지원 경쟁을 벌이면 좋지만 국가 전체로는 낭비가 아닐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문턱 높여 목표치 줄이기도
수출입은행은 당초 '2020년까지 300개 한국형 히든챔피언을 육성하겠다'고 약속했지만,최근엔 '2016년까지 100곳을 육성하겠다'고 슬그머니 말을 바꿨다.
당초 수출액 1억달러 이상 기업이 대상이었지만 최근 3억달러 이상으로 높였다. 수출입은행 관계자는 "범 정부 차원의 중견기업 육성 시책에 부응하기 위해 한국형 히든챔피언 정의를 바꿨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얘기가 다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정부기관 등이 '뒷말 없이' 선정할 수 있는 요건을 갖춘 중소기업 수는 제한돼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재무구조도 탄탄하고 세계 시장 점유율도 높고 성장 가능성도 뛰어나고 기술 투자도 많이 하는 요건을 다 맞춘 곳이 적다 보니 같은 기업을 여기저기서 선정하는 경향이 심해 선정 기업 수를 줄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