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목워치] 바람 잘날 없는 STX…펀더멘털보다 M&A따라 요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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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이후 네차례 추진
변동성 커져 주가에 악영향
STX그룹의 주가가 장기간 방향을 잡지 못하고 갈팡질팡하는 모습이다. 사업기반을 둔 조선 · 해운업황 자체가 부침이 심하지만 잦은 인수 · 합병(M&A) 이슈에 휘말리면서 투기적 성향이 큰 투자자들을 불러모으고 있기 때문이다.
13일 STX 주가는 코스피지수가 0.94% 반등했음에도 불구하고 전날과 변동 없이 2만6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주력 계열사인 STX조선해양은 되레 1.89% 하락했다. 전날 지수가 2.20% 떨어졌을 때 각각 1.23% 오르고,0.56% 내리는 데 그쳤던 것과는 상반된 움직임이다. 투자자 입장에선 주가 방향을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다. 주가 변동성 확대는 STX가 지난 6일 하이닉스(자산규모 16조원) 인수 참여를 선언하면서 두드러지고 있다. 당일 STX조선의 주가는 5.87% 떨어졌고,거래량은 전날의 3배로 불어났다. 주가차익을 노린 개인들이 전체 거래량의 70%를 차지했다.
STX가 굵직한 M&A 참여 의사를 밝힌 것은 2009년 하반기 이후로만 4차례다. 모두 한 달 이내에 포기했지만 현대종합상사,대우건설,대한조선 인수를 타진했었다. M&A 이슈가 불거질 때마다 주가도 요동쳤다.
하지만 지속적인 대규모 M&A 추진과 이로 인한 높은 주가변동이 지속될 경우 보수적인 투자자들이 등을 돌릴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STX조선해양과 STX팬오션의 외국인 보유 비중은 5~8%로 상위권 경쟁업체(15~30%)의 3분의 1 수준이다. 박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펀더멘털을 보고 투자했는데 주가가 이와 상관없이 움직이면 피로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며 "M&A 이슈가 장기간 반복해 나타날 경우 주가 수준이 내려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리스크 회피 성향이 높은 기관들은 STX그룹 회사채 매입에도 소극적이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기관들만으로 구성된 장외 채권시장에서 STX그룹 발행채권은 동일 등급의 다른 채권보다 꾸준히 높은 금리를 요구받고 있다.
이태호기자 th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