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퇴직 후 癌 발병해도 치료비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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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전문기관 "반도체 공정, 암 발병과 무관"권오현 삼성전자 DS(디바이스 솔루션) 총괄 사장은 14일 "회사를 그만둔 후 암이 발병한 퇴직자에 대해서도 앞으로 치료비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권오현 사장 "임직원 건강 끝까지 책임질 것"
행정법원 '산재 인정' 판결과 배치…향후 주목
권 사장은 이날 오전 기흥 반도체사업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임직원 건강은 끝까지 책임지겠다는 각오로 건강증진제도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6월부터 재직중인 임직원이 암 등 중증 질환을 앓을 경우 의료비 전액을 지원하고 있다. 삼성전자 의뢰를 받아 반도체사업장을 조사,연구한 미국 안전보건 컨설팅기업인 인바이런(Environ)은 "과거 기흥사업장 3라인에서의 위험물질 노출 정도를 추정한 결과 근로자들이 (근무환경 때문에) 백혈병 림프종 등이 발병할 수 있다는 어떤 과학적 인과 관계도 나오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서울행정법원이 지난달 23일 반도체사업장 직원과 유족 5명이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유족급여 부지급 처분 취소청구 소송에서 "백혈병과 업무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고 봄이 상당하다"며 산업재해로 인정,일부 원고 승소 판결한 것과는 배치되는 연구 결과다.
◆"임직원 건강 끝까지 책임진다"
삼성전자는 조만간 퇴직 임직원 가운데 암 발병자에 대한 지원안을 공지할 계획이다. 원칙적으로 암 투병자에게는 치료비를,사망자 유족에겐 별도 위로금을 지급한다. 다만 지원 대상은 근속기간과 암 발병 시점,암 발병과 수행업무의 상관관계 등을 종합 고려한다는 방침이다. 이미 암 투병중인 퇴직자도 소급 혜택을 받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임직원 건강증진을 위한 보건시스템도 개선하기로 했다. 반도체 사업장만을 대상으로 했던 건강연구소의 역할을 앞으로 삼성전자 모든 사업장으로 범위를 넓히기로 했다.
임직원의 근무환경과 관련한 보다 심도있는 보건연구를 위해 건강연구소 전문인력도 8명에서 2013년까지 23명으로 늘린다. 당장은 문제가 없지만,미래 위험을 대비한 미확인 위험요소(unknown risk factor)를 찾기 위한 산학 협력 연구 프로젝트도 추진하기로 했다.
세계 최고 수준의 임직원 건강증진 인프라 구축을 위한 종합 건강케어센터를 구축해 입사 후부터 퇴사 때까지 홈닥터 수준의 개별 건강관리시스템을 적용하기로 했다. ◆"반도체 공정과 암 발병 관련성 없다"
인바이런의 폴 하퍼 소장은 조사결과 삼성 반도체 생산라인의 근무환경엔 이상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거듭 밝혔다. 인바이런은 삼성전자가 객관성과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조사를 의뢰한 해외 제3의 연구소로 지난해 7월부터 1년간 계속된 조사에는 미국 예일대와 미시간대,존스홉킨스대 연구진과 한양대 소속 연구진 등 국내외 산업보건 전문연구원 20여명이 참여했다.
하퍼 소장은 "기흥 반도체 5라인과 화성 12라인,온양 1라인 등을 직접 조사한 결과 위험물질 노출 위험성이 아예 없거나 매우 낮았고 미국 등 국제기준에 비춰봐도 근로자에게 위험을 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 기흥사업장 3라인의 노출 정도를 추정한 결과,백혈병 등 암 발병자 6명이 근무환경 때문이라는 과학적 · 병리학적 추론을 할 어떤 근거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방사선 안전성에 대한 평가에서도 작업자의 실질적인 방사선 노출은 없었다고 말했다.
권 사장은 "일부에서 반도체사업장에 발암물질인 벤젠 성분이 발견됐다고 주장하는데 전혀 사실이 아니다"며 "유가족 등이 기존 조사결과를 믿을 수 없다고 해서 인바이런에 이번 조사를 요청한 것으로 더이상 불필요한 오해가 확산되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는 "시민단체 등에 조사 참여를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며 "암 발병의 의학적 원인에 대한 판단은 향후 재판을 통해 보다 명확히 밝혀지길 바란다"고 했다. 인바이런 연구보고서 공개와 관련해선 "일부 영업비밀을 제외하고 적극 검토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수언 기자 soo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