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개미들 기웃…'buy 코스닥' 시동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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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거래대금 2조원대로…셀트리온·다음·CJ오쇼핑 시총 순위다툼 '후끈'
대형株 쏠림 완화 신호탄
'깊은 잠'에 빠져 있던 코스닥시장이 깨어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미약하지만 지수가 상승세를 타고 있는 데다 거래대금도 늘어나는 분위기다. 코스닥시장에 등을 돌렸던 개미들이 돌아오는 움직임도 감지된다.
물론 코스닥시장이 다시 살아날 것으로 기대하는 건 성급하다는 게 중론이다. 대형주 위주로 전개되던 장세가 소강 상태에 접어들면서 중소형주로 매기가 확산됐고,그러다 보니 코스닥시장이 잠시 활력을 찾고 있는 것이란 분석이 많다. 그렇지만 이전과는 다른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어 새로운 동력을 얻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개인투자자 복귀하나
14일 코스닥지수는 0.45%(2.21포인트) 오른 497.18로 마감됐다. 전날에 이은 상승세로 2개월여 만에 500선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코스닥지수는 이탈리아 재정위기가 부각된 날(12일)을 빼고는 11일째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코스닥시장의 거래대금도 눈에 띄게 늘고 있다. 하루 평균 1조원에 불과하던 거래대금은 지난 4월27일 이후 두 달여 만에 2조원대로 불어났다. 지난 12일(2조2506억원)과 13일(2조269억원) 연 이틀 2조원을 기록한 거래대금은 이날 옵션만기일에 따른 프로그램 매물이 유가증권시장에 집중되면서 1조5807억원으로 줄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이날 유가증권시장의 프로그램 매물이 대량 출회돼 코스닥 거래대금이 약간 줄었지만 최근 코스닥시장의 거래대금 증가 추세는 뚜렷하다"고 말했다. 유가증권시장 대비 코스닥 거래대금 비중은 12일 36%,13일에는 30.85%에 달했다. 차(자동차) · 화(화학) · 정(정유)의 주도주 장세에 소외된 개인투자자들이 코스닥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분위기 메이커' 속속 등장
바이오 대장주인 셀트리온은 올해 초 서울반도체를 제치고 대장주(시가총액 1위)에 올라선 후 갈수록 그 격차를 벌리고 있다. 이날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4조6000억여원으로 시가총액 비중도 5.28%로 치솟았다. 최근 바이오기업인 에프씨비투웰브의 첫 줄기세포 치료제 출시를 계기로 10여년 만에 바이오주들도 꿈틀대기 시작했다. 향후 셀트리온이 대장주로 중심을 잡아주고,바이오 벤처들이 가시적 성과를 내면 바이오는 2000년의 '정보기술(IT)'에 버금가는 투자 '붐'을 조성할 것으로 증시 전문가들은 기대하고 있다.
뿐만 아니다. IT 버블 붕괴로 주가가 침몰했던 다음도 부활 조짐을 보이고 있다. 다음은 모바일 서비스와 소셜 쇼핑 등 새로운 성장엔진을 장착하면서 52주 신고가를 연일 갈아치울 태세다. 다음은 이날 급등 후유증으로 2.61%(3300원) 떨어져 시가총액 2위 자리를 CJ오쇼핑에 내줬다. 중국 등 해외 홈쇼핑시장의 선전을 바탕으로 CJ오쇼핑도 다음과 시총 순위 다툼을 벌이면서 코스닥의 '분위기 메이커'에 가세하고 있다.
◆중소형주 반등 신호 감지돼올해 증시는 대형주 위주의 '쏠림현상'이 그 어느 때보다 심했다. 이에 대한 반작용으로 중소형주들이 몰려 있는 코스닥지수가 코스피지수 대비 강세를 보이고 있다. 경기선행지수,코스닥시장 주가수익비율(PER),BBB등급 이상 회사채 금리 등도 중소형주의 반등 가능성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염동찬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경기선행지수 상승은 과거에도 중소형주 반등과 일치했다"며 "시장 PER이 상승하고 BBB등급 회사채 금리가 떨어지면 상대적으로 중소형주에 관심이 쏠리게 된다"고 말했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