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황레이더]대내외 변수 산적…변동성 장세 예상

14일 국내증시는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결정과 옵션만기일 등 굵직한 이벤트를 앞두고 변동성 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전날 코스피지수는 유럽 재정위기 우려를 딛고 나흘 만에 반등했다. 외국인과 기관은 동반 '팔자'를 외쳤지만 개인을 중심으로 반발 매수세가 유입됐다. 장중에 발표된 중국 경제지표 호조 역시 투자심리 개선에 보탬이 됐다. 13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추가적인 양적완화 정책 가능성에 상승했다.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 의장은 의회 연설을 통해 "경기 둔화가 예상보다 오래 지속되고 디플레이션 우려가 다시 커진다면 연준은 추가로 경기부양 조치를 취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다만 국제신용평가사 피치가 그리스 국가신용 등급을 'CCC'로 강등하자 지수는 상승폭을 줄인 채 마감했다.

호재와 악재가 맞물린 상황에서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재정위기 우려는 옵션만기일 외국인의 매도를 자극하는 요소가 될 수 있다.김지형 한양증권 연구원은 "옵션만기는 지난달 말 이후 급증한 프로그램 매수 부담에 공교롭게도 유럽 변수까지 맞닿아 있어 매물 부담이 예상된다"며 "다만 프로그램 매수 가운데 단순 차익거래 이외에 비차익 매수도 적잖이 포함돼 있어 단기 매물화 강도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중호 동양종금증권 연구원도 "만기주 동안 설정된 1000억원 가량의 컨버전(선물 매수+합성선물 매도) 물량으로 인해 만기일 소폭의 차익거래 청산이 예상된다"며 "시장 베이시스(현·선물 가격차)가 충분히 낮아지지 않았고 컨버전이 급등하지 않아 대규모의 매물이 설정된 상태는 아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베이시스가 하락하고 컨버전 가격이 급등하면 상황은 돌변할 것으로 판단했다. 베이시스의 하락은 차익거래 매물을 유발해 시장에 압박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이 연구원은 "시장 베이시스가 장중 1포인트 이하로 하락할 경우 장중 차익거래 매도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그 규모는 5000억원을 웃돌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기준금리는 동결될 것이란 의견이 우세하다. 김 연구원은 "금통위가 연속적으로 금리를 인상하기는 부담이 있을 것"이라며 "금리동결은 원달러 환율 하락속도에 대한 부담을 느낄만한 시점에서 속도제어용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변동성 장세가 좀더 이어지면서 코스피는 2080~2100선 사이에서 지지력 테스를 보일 수 있다"면서도 "새로울 게 없는 악재로 인한 변동성과 이벤트에 따른 수급 약화가 조정의 장기화를 의미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다.김성봉 삼성증권 연구원은 "주말에 발표될 유럽은행 스트레스테스트 결과가 불확실성의 정점을 형성할 것"이라며 "그리스 문제 해결에 대한 EU(유럽연합) 차원의 공조가 빨라지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이번 조정이 다음 주까지 연장될 가능성은 낮다"고 진단했다.

그는 "그렇게 된다면 중국 경제지표 호조와 미국 기업들의 실적 호전이 주가를 되돌릴 모멘텀(상승 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실적 모멘텀이 확실한 자동차와 화학, 정유 등 주도주와 내수주 중에서도 실적 개선세가 기대되는 개별 종목을 대상으로 관심을 넓히는 것이 좋다"고 권고했다.

한경닷컴 김효진 기자 ji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