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공행진’ 금값 연말엔 1750달러?…콜옵션 베팅 늘어나

[0730]금값이 이틀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일부 투자자들은 연말에 금 선물 가격이 더 오를 것으로 보고 12월에 만기가 돌아오는 온스당 1750달러짜리 콜 옵션을 사들이고 있다.연말에 금을 온스당 1750달러에 사겠다는 것,즉 금 값이 1750달러를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는 의미이다.

13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금 8월물 가격은 전일 대비 1.5% 오른 온스당 1585.50달러로 거래를 마감하며 또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장중 최고가는 1588.90달러로 지난 5월2일 기록한 1577.40달러를 가뿐히 뛰어넘었다.최근 금은 8거래일 연속 올랐다.이는 2006년 10월 9거래일 연속 상승한 이후 최장 상승기록이다.이에 더해 투자자들은 금값이 더 오를 것이란 데 베팅하고 있다.로이터통신은 “12월에 만기가 돌아오는 1600달러짜리 콜 옵션(금 선물을 온스당 1600달러에 살 수 있는 것)을 팔고 있으며 대신 두배에 달하는 투자자들이 1750달러짜리 콜 옵션을 사들이고 있다”고 전했다.



유럽 재정위기에 이어 벤 버냉키 연방준비위원회(FRB) 의장이 3차 양적완화 가능성을 내비치면서 화폐 가치 하락,인플레이션,경제 불안정성 등을 우려한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으로 선호되는 금으로 몰렸기 때문이다.로이터통신은 “버냉키 FRB 의장이 경제 성장과 인플레이션이 더 많이 둔화되면 추가 통화 정책을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발표하자마자 금값이 급등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로이터는 일부 시장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올해 금값이 온스당 1600달러를 넘어설 가능성이 있고 더 가격이 오를 것이라 생각하고 베팅하는 투자자들은 연내 1700달러를 찍을 것이라고 전망한다”고 보도했다.마크 루치니 재니 몽고메리 수콧 수석투자전략가는 “금값을 내리게 할 요인은 딱 두가지다.미국 경제가 잘 돌아가 연방준비위원회(FRB)가 통화정책을 정상화하는 것,유럽의 재정 위기가 안정되기 시작하는 것이다.그러나 이 둘 중 아무것도 될 것 같지 않다.금값이 연내 온스당 1600달러를 넘어설 수 있다”고 분석했다.이에 금의 주요 산지인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주요 금광 인부들이 임금 협상을 앞두고 파업을 예고하고 있어 공급 감소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경제의 불확실성에 최근 보합세를 보였던 은값도 크게 상승했다.NYMEX에서 은 9월물 가격은 7.1% 상승해 온스당 38.151달러를 기록했다.이는 2009년 3월19일 이후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한편 국제유가는 미국 석유 재고량이 감소했다는 소식에 상승했다.NYMEX에서 서부텍사스원유(WTI) 8월물은 전일 대비 0.6% 오른 배럴당 98.0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런던 국제선물거래소(ICE)에서 북해산 브렌트유 8월물은 0.8% 올라 배럴당 118.71다럴에 거래됐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은 지난주 미국의 원유 재고가 312만배럴 감소해 3억5550만 배럴을 기록했다고 밝혔다.당초 전문가들의 예상치는 150만배럴 감소였다.휘발유 재고 감소분도 시장 예상치 50만배럴을 웃돌아 84만배럴이 줄어들었다.세계 경제 2위국인 중국의 2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전분기보다 0.2%포인트 떨어진 9.5%를 기록했지만 시장 예상치 9.4%를 웃돈 것도 유가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또 이날 버냉키 FRB 의장의 추가 경기 부양 조치 발언도 석유 수요가 늘어날 것이란 기대를 심어주면서 유가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

강유현 기자 y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