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예탁금 사상 최고…개미의 귀환?

투자자예탁금이 사상 최고치를 돌파하고 코스피 시장에서 개인 매수세가 확대되는 등 개인 자금의 증시 유입이 점증하고 있다. 하지만 개인들이 실제 주식 매수에 나서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1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2일 투자자예탁금은 전날보다 3510억원 증가한 17조4470억원으로 약 3개월만에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투자자예탁금은 주식을 사기 위해 증권사에 맡긴 돈을 말하며 증시로 유입될 가능성이 큰 대기자금으로 풀이된다.

개인들의 주식 매수세도 강화되고 있다. 14일 오후 2시22분 현재 개인은 5일째 '사자'세를 이어가며 코스피 시장에서 8351억원을 순매수하고 있다. 지난 7일 이후 현재까지 개인은 1조7000억어치 이상의 주식을 사들이는 중이다.

지난 13일에는 외국인과 기관이 동반 순매도에 나섰음에도 불구하고 개인이 적극 매수에 나서면서 코스피 지수의 상승 마감을 견인하기도 했다.하지만 이를 두고 개인들이 주식 투자에 나서고 있다는 해석은 성급한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실제 영업지점에서 느끼는 체감 온도는 아직까지 싸늘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신한금융투자 영업지점의 한 직원은 "지수는 올랐지만 변동성이 크고 개인들이 수익 내기가 쉽지 않은 시장이어서 투자심리가 좋지 않다"며 "문의는 꾸준히 있지만 직접 투자에 나서는 고객은 많지 않고 관망세가 짙다"고 말했다.나용수 동양종합금융증권 영업부 지점장도 "아직 현장에서 개인 자금이 밀려오는 분위기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며 "오히려 자문형랩이나 펀드 같은 간접투자 쪽으로 관심을 두는 고객이 더 많다"고 밝혔다.

최근 나타난 개인의 매수세가 실제 개인 투자자의 움직임이라기보다는 자문형랩의 매수세가 반영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한 투자자문사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옵션만기일을 맞아 그 동안 차익거래를 통해 매수했던 매물들이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일부 자문사들이 주식을 매수할 기회로 삼고 있다"고 전했다.그는 "그 동안 비중이 컸던 특정 종목 중심으로 주식 비중을 낮춰났다 포트폴리오 조정 과정에서 주식을 다시 사들이는 자문사의 움직임도 개인의 매수세에 반영된 것 같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김다운 기자 kd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