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버냉키 발언에 급락…금값은 '랠리' 지속

[0730]국제유가가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FRB) 의장의 추가 부양 조치 부정 발언으로 3주 만에 최대폭으로 내렸다.

14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원유(WTI) 8월물은 전일 대비 2.5% 하락한 배럴당 95.69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이는 3주 내 최대 하락폭이다.런던 국제선물거래소(ICE)에서 북해산 브렌트유 8월물은 0.4% 내린 배럴당 118.16달러에 거래됐다.



버냉키 의장은 이날 상원 금융위원회에 출석해 “FRB는 경기 회복세가 당초 예상과 일치하는 지 향후 수개월간 지켜보기를 원한다”며 “아울러 지난해 8월에 비해 높아진 물가도 면밀하게 관찰하고 있다”고 말하며 당장은 3차 양적완화 조치를 준비하지 않고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이는 전날 그가 “최근의 경기둔화 양상이 예상했던 것보다 더 오래 지속되고 디플레이션 위험이 다시 커질 가능성이 상존하고 있다”면서 국채 매입을 통한 추가 경기부양 조치 가능성을 시사한 것에서 한발 물러선 것이다.

이에 따라 3차 양적 완화 조치가 취해지면 경기 회복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는 관측 속에 전날 상승했던 유가는 하루만에 큰 폭으로 떨어졌다.지난주 미국의 신규 실업수당 신청자 수가 전주 대비 2만2000명 감소하는 등 2주 연속 호조세를 보였지만 유가를 밀어올리진 못했다.

국제 경제의 불안정성이 커지면서 금값은 또 올랐다.14일 NYMEX에서 금 8월물 가격은 0.2% 올라 온스당 1589.30달러를 기록했다.3일 연속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전날 무디스가 미국의 신용등급을 AAA에서 내릴 수도 있다는 경고에 안전자산에 대한 수요가 증가했다는 분석이다.



로이터통신은 금값은 9일째 랠리를 기록하고 있으며 이는 2006년 10월 이후 최장 상승기록이라고 전했다.유진 웨인베르그 커머스뱅크 연구원은 “달러에 대한 두려움,유럽 재정위기의 확산,미국의 신용등급 하향 조정 가능성이 금값을 끌어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강유현 기자 y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