닛케이 "한국기업이 日 먹을거리 빼앗아간다"

車·조선·전자서 압도 당해
전력난 가중땐 격차 확대
"한국 기업들이 일본의 먹을거리를 뺏어가고 있다. "

니혼게이자이신문은 17일 "일본 기업들이 자동차 조선 전자 등 전통적인 주력 분야에서 한국기업들에 압도당하고 있다"며 "전력난 등이 가중될 경우 한 · 일 기업 간 경쟁력 격차가 더욱 벌어질 수 있다"고 보도했다. 올 들어 한 · 일 기업 간 가장 크게 명암이 엇갈린 분야로는 조선업종을 꼽았다. 니혼게이자이는 "자원개발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LNG(액화천연가스)선과 드릴십 등에 대한 주문이 급증하고 있는데 이런 수요가 모두 한국으로 몰리고 있다"고 전했다.

반면 일본 조선업체들은 여전히 부진의 늪에 빠져 있다. 미쓰비시중공업이 200억엔(2600억원) 규모의 선박 한 척을 수주한 것이 고작이다. 일본 조선업체인 IHI중공업 관계자는 "똑같은 사양으로 배를 만들더라도 엔고 때문에 한국보다 가격 경쟁력이 30%가량 떨어진다"고 말했다.

자동차산업도 비슷한 상황이다. 니혼게이자이는 "동일본 대지진으로 일본 자동차 메이커가 주춤한 사이 일본차 수준으로 품질이 향상된 한국자동차가 유럽과 미주 등에서 빠르게 시장점유율을 높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현대 · 기아자동차의 올 상반기 미국 판매량은 56만7900대로 전년 동기대비 33% 증가했다. 점유율도 9% 수준으로 높아져 미국 시장을 주 수익원으로 삼아온 도요타(12.8%)와 혼다(9.6%)를 바짝 추격했다. 니혼게이자이는 "한국과 유럽연합(EU)간 자유무역협정(FTA) 체결로 일본 기업들이 더욱 힘든 싸움을 하게 됐다"고 분석했다. 일본 자동차공업협회 관계자는 "일본이 FTA를 체결했거나 체결을 추진 중인 나라의 자동차 시장규모는 연간 810만대 수준인 반면 한국은 EU와 미국 인도 등 4100만대를 넘어선다"며 "일본 기업들은 불리한 싸움을 강요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의 주력 산업 중 하나인 사무기기 분야에서도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여전히 판매금액 측면에서는 제록스 리코 캐논 등이 상위권을 장악하고 있지만 출하 대수는 저가제품에 강한 삼성전자가 이미 세계 1위를 차지했다. 니혼게이자이는 "한국에 비해 불리한 환율과 전기료,법인세 등에 대해 일본 정부에 근본적인 대책을 요구하는 일본 기업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도쿄=안재석 특파원 yag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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